지지율 끌어내린 '윤어게인'…'선당후사' 실종도 문제

허범구 기자 / 2026-02-23 16:59:35
국힘 지지율 3.5%p↓…리얼미터 "尹절연거부 내홍격화"
절윤 논의 없던 의총…윤희숙 "의원, 사석서만 대표 비판"
영남권, 다음 총선 의식해 강건너불구경…TK만 출마 봇물
"6선 주호영 불출마, 우재준 최고위원 사퇴 검토" 주문도

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여야 표정이 대조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맑은데 국민의힘은 잔뜩 찌푸려 있다. 선거 전망이 비관적인 탓이다. 

 

일차 책임은 '윤 어게인 폭주'를 하며 민심을 거스르는 장동혁 대표에게 있다. 지난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무기징역 1심 선고가 퇴행의 기폭제였다. 장 대표는 하루 뒤 기자회견을 통해 '절윤'(윤 전 대통령과 절연) 요구 거부에서 한술 더 떠 '호윤'을 선언하며 마이웨이를 고수 중이다. 중도와 합리적 보수가 떠나 당 지지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외연 확장도 물건너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앞)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장 대표 바로 뒤에 서울시당위원장인 친한계 배현진 의원이 앉아 있다. [뉴시스]

 

리얼미터가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9, 20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58.2%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보다 1.7%포인트(p) 올랐다. 민주당(48.6%, 3.8%p↑)도 동반 상승했다.


반면 국민의힘(32.6%)은 3.5%p 떨어졌다. 양당 격차가 8.7%p에서 16.0%p로 커졌다. 리얼미터는 "장 대표의 '절연 거부' 논란으로 내홍이 격화한 데다 (장 대표의) 6주택 보유 논란 등으로 인한 부동산 역풍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잘 나오는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화조사원 면접 방식의 여론조사 성적표는 더 부진하다. 설 연휴에 공중파 3사가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21~23%로 나타났다. 민주당(44~46%) 반토막에 불과했다. 

 

장 대표 사퇴론이 다시 번지고 있다. 전·현직 당협위원장 25명은 21일 성명을 통해 "장 대표는 더 이상 당을 민심 이반의 늪으로 밀어넣지 말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최다선인 6선의 조경태 의원도 같은 날 "장 대표는 당을 망치지 말고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윤 어게인 노선'이 지지율을 끌어내린 여론조사가 나와 사퇴론이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런 만큼 장 대표의 '2·20 회견' 후 처음 열린 이날 의원총회는 주목받았다. 

 

최근 '장동혁 저격수'로 떠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의총에 앞서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다. 오 시장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일반 국민의 정서와 너무나도 다른 입장을 당이 계속 견지한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TK(대구·경북) 지역 외에는 거의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TK 지역을 빼고는 '전멸'한 2018년 지방선거를 소환하며 장 대표의 노선 변화와 의원들의 적극적 의총 논의를 주문했다. 

 

하지만 의총에선 절윤 등 쟁점을 둘러싼 격론이 벌어지지 않았다. 최고위원회의가 전날 당명 개정 작업을 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한 배경 보고와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3시간가량 진행됐기 때문이다. '입틀막 의총', '시간끌기', 등 불만이 터져 나왔다.

 

배현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전국이 비상인데 왜 2시간 가까이 영남 지역 (행정통합) 얘기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당명 개정도 논의 안 하기로 된 거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대폭락한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한가한 시기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의총이 싱겁게 끝난 데는 행정통합 문제 등을 논의 테이블에 올린 지도부의 '김 빼기' 작전이 먹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원들이 장 대표 사퇴를 공개 요구하는 걸 부담스러워한다는 관측도 있다.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윤희숙 전 의원은 SNS를 통해 "그간 많은 의원이 사석에서만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을 말하고 당 대표를 비판할 뿐, 공적으로 침묵해왔다"고 쓴소리했다. 그런데 그의 말대로 의총이 끝난 셈이다. 

 

수도권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장 대표의 윤 어게인 노선으로는 참패가 명확하다며 아우성친다고 한다. 하지만 국힘 지역구 의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영남권 의원들과 중진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모양새다. "당내 갈등은 안된다"는 게 이들 명분이나 속내는 다음 총선 공천 줄서기로 보인다. 

 

과거 당이 어려운 지경에 빠졌을 때는 원로, 중진을 중심으로 '헌신·희생'하는 결단이 꼬리를 물었다. 대선 패배, 불법 정치자금 수사로 존립 위기에 처한 당의 구세주는 불출마 선언에 나선 이들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선당후사' 전통이 실종되고 '자기정치'가 일순위가 됐다. TK에서만 출마 선언이 봇물을 이루는 건 일례다. 

 

충격요법, 비상수단이 절실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살신성인을 통해 선당후사 정신을 되살려야한다"며 "입으로만 장 대표 사퇴를 외치는 건 소용없다.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다. 최다선인 주호영 의원의 대구시장 불출마 선언이나 심지어 오 시장의 출마 포기 등도 검토돼야한다는 게 장 소장 의견이다. 그는 "우재준, 양향자 최고위원이 사퇴 카드를 꺼내 장 대표를 압박하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리얼미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4.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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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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