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이혜훈 등 현안 돌파 의지…새해도 경색 정국

허범구 기자 / 2026-01-21 16:10:29
靑 회견…"李 문제 있으나 본인 해명 들어봐야 공정"
"아직 결정 못해"…조국 "李 사퇴, 안하면 지명철회"
李대통령 "野대표, 유용할때 만나야…여야대화 우선"
국힘, 회견 혹평…국회 찾은 靑 홍익표, 장동혁 패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3시간 가까이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 청사진을 밝혔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문제, 영수회담 등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도 소상히 설명했다. 대부분 야당과 눈높이를 달리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일주일째 단식을 이어가며 여권의 통일교 유착과 공천헌금 의혹에 관한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외면했다. 여야 간 소통·절충보다는 갈등·대결로 인한 경색 정국이 새해에도 되풀이되는 모습이다.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집권 2년차 국정운영 청사진을 밝히는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회견에서 부동산 투기·갑질 논란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이 후보자 거취와 관련해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문 과정을 본 국민의 판단을 들어보고 결정하고 싶었는데 그 기회마저 봉쇄돼 아쉽다"고 전했다.


이 후보자 의혹에 대해선 "문제가 있어 보이기는 한다. 우리 국민도 문제의식을 가지는 부분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본인 해명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 그게 공정하다"고 했다. 또 "(청문회를)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좀 시간을 두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 재경위의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여야 이견으로 불발됐다.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인 이날까지 핵심 쟁점(이 후보자 자료제출)이 해소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검증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반박하며 국민의힘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분이 보좌관에게 갑질했는지 안 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며 "그쪽 진영에서 공천을 5번 받고 3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아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분"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자가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미래통합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정당에서 쭉 정치를 해온 점을 부각한 셈이다.


여권 내부 반발에 대해선 "이렇게 격렬한 저항에 부딪힐지 몰랐다"며 다독였다. 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이해해달라는 말을 드리긴 어렵지만 이런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일부 용인'은 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분야는 보수적 가치가 중요한 부분도 있으니 다른 목소리도 듣고 함께 하자는 생각에 시도해본 것"이라며 인선 배경을 거듭 강조했다. "싸움은 끝났고 모두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통합된 나라로 가야 한다"는 주문도 곁들였다.

 

하지만 '이혜훈 비토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고심 중인 이 대통령 결정이 주목된다. 여권의 대표적 '빅 스피커'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전날 민주당 박주민 의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통령이 정치적인 판단 면에서 너무 다른 일들에 몰두하다 보니까 좀 느슨해졌던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럼 (검증시스템을) 점검해 볼 때"라고도 했다.

 

범여권인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이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며 "대통령에게 (결정을) 넘길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 빨리 결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조 대표는 이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으면 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장 대표와의 영수회담, 통일교 특검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분명히 했다. 국정 운영에서 야당과 타협보단 마이웨이를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여야 간 대화가 우선인 것 같다"며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 "야당과의 소통과 대화는 중요하며 야당 대표도 필요하면 만난다"면서도 "필요하고 유용할 때 만나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 인식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최근에 보니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정쟁을 유발하는 수단으로 쓰는 분도 있더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장 대표는 지난해 9월 이 대통령과 만난 뒤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저에게 만남 뒤 달라졌다고 하던데, 누가 속았다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직격한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가 논의 중인 통일교·신천지 정교유착 관련 특검법에 대해 "속으론 안 하고 싶은데 겉으로만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특검이) 아마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이 하든, 따로 하든 (특검) 추천 방식으로 밤새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대통령은 "안될 거 같으니까 특검될 때까지 일단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은 신임 인사차 국회를 찾아 민주당 정청래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그러나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중인 장 대표는 '패싱'했다. 머나먼 여야 관계의 상징적 장면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회견을 혹평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야당 대표가 목숨 걸고 단식하는데 그런 얘기는 전혀 관심도 없으면서 통합을 얘기하는 게 맞느냐"고 쏘아붙였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갑질' 관련 발언에 대해 "이럴거면 청와대 인사검증은 왜 하는 것인가"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라고 썼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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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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