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의 '내로남불'?…딸 KT특혜채용 의혹

류순열 기자 / 2018-12-20 08:56:46
KT 관련상임위 시절인 2011년 KT계약직 입사후 정규직 전환
강원랜드 채용비리 논란 일던 올해 2월 퇴사

김성태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의 딸이 KT그룹에 비정상적인 경로로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성태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를 강력히 요구해 이를 관철했다. 김 의원은 KT자회사인 KT링커스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 공기업 채용비리를 앞장서서 비판하던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딸 특혜채용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11일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 의원. [뉴시스]

 

20일 한겨레신문 단독보도에 따르면 김성태 의원의 딸 김모(31)씨는 2011년 4월 KT경영지원실(GSS) KT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뒤 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뀌었다가 올해 2월 퇴사했다. 김씨가 일했던 KT스포츠단은 2013년 4월 ㈜케이티스포츠로 분사했다.

 

KT내부에서는 김씨의 계약직 채용부터 정규직이 된 과정, 퇴사 시점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씨와 함께 KT스포츠에 근무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김씨가 정식 채용 절차 없이 비정상적 통로로 채용됐다고 증언한다. 당시 KT스포츠단 사무국장 K씨는 “윗선에서 이력서를 받아 와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처음엔 김성태 의원의 딸이란 것도 몰랐다. 원래 계약직 채용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위에서 무조건 입사시키란 지시를 받아 부랴부랴 계약직 채용 기안을 올려 입사시켰다”고 밝혔다.

 

K사무국장에게 이력서를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당시 KT스포츠단장 N씨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당시 나는 김성태 의원을 직접 만날 위치에 있지 않았다. 대관 업무를 총괄하는 (나보다) 더 윗선의 인사가 사무국장과 함께 불러 가보니 이력서를 주며 입사 처리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N씨의 ‘윗선’으로 N씨에게 김 의원의 딸 이력서를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이는 서모 당시 KT 홈고객부문 총괄사장이다.

 

 김 의원 딸이 정규직이 되는 과정도 의혹투성이다. KT의 공식 설명은 “김씨가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2012년도 하반기 KT 본사 공채 시험에 합격해, 2013년 1월 정규직으로 임용됐고 이후 ㈜케이티스포츠 창립에 맞춰 2013년 4월 전출 처리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KT인재개발실 간부 D씨를 통해 확인한 내부 전산 기록에 따르면, 김씨의 정규직 전환 과정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D씨는 “김씨는 2011년 4월 계약직으로 입사해 2012년 12월까지 계약직으로 근무한 뒤, 2013년 1월 정규직 공채로 임용됐다. 이후 신입사원 연수 교육을 받던 도중 1월말에 스스로 퇴사하고 4월 KT스포츠 분사에 맞춰 특채로 재입사했다”고 밝혔다.

 

이 간부의 설명대로라면 김 의원의 딸은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채로 합격한 뒤 한달 만에 스스로 퇴사하고 두달을 쉬었다가 KT스포츠 분사를 계기로 특채로 재입사한 것이다. D씨는 “무리하게 공채(전형 과정)에 태워 정규직으로 만들려다 보니 (전산 기록이) 엉망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KT스포츠 분사와 함께 옮겨간 다른 직원들은 분사 시점인 2013년 4월1일자로 본사를 퇴사하고 재입사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김씨만 유일하게 같은 해 1월말 퇴사한 뒤 두달가량 공백기를 가진 것으로 처리된 점도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더구나 김씨와 함께 KT스포츠에 근무했던 관계자들은 김씨가 수습사원 연수 기간을 제외하고는 회사에 계속 다녔다고 증언한다. 전산 기록상 정규직 채용 뒤 퇴사한 것으로 돼 있는 2013년 1월말 이후에도 회사에 정상 출근했다는 것이다. 사무국장 K씨는 “당시 김씨는 업무 공백 없이 계속 근무했다. 다만, 본인이 어느 날 갑자기 (정규직) 수습사원 연수를 다녀오겠다고 말해 그러라고 했을 뿐이다. 김 의원의 딸이다 보니 그러려니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KT스포츠단장 N씨는 김씨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정규직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N씨는 “2012년 10월 스포츠단 업무를 인수받았을 때 비정규직은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씨가 그때 이미 정규직으로 처리가 돼 있었던 것”이라며 “김씨가 정규직 공채에 붙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김씨가 정규직이 된 과정은 미스터리하고 한마디로 미러클하다”고 말했다. 사무국장 K씨는 “KT가 2012년 10월 김씨 신분을 미리 정규직으로 전환해놓고, 2013년 1월 정규직 공채 시험에 합격한 것처럼 사후적으로 전산 기록을 수정한 것 아니겠느냐”며 “본사에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정규직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채 시험에 합격했다면 당연히 있었어야 할 사번 변경 요청 등 본사의 행정적 연락 역시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최종 퇴사 시점도 논란거리다. 김씨가 사표를 제출한 올해 2월은 강원랜드 등 공기업 채용비리가 드러나 정부가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파장이 일던 때다. 당시 김씨가 회사를 그만두자 KT스포츠 내부에서는 “채용비리 문제가 워낙 크게 불거지다 보니 조용히 그만두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김씨가 KT에 계약직으로 입사하고, 정규직이 되는 시기는 공교롭게도 김성태 의원이 KT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시기와 겹친다. 김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2010~2012년) 소속일 때 딸이 KT에 계약직으로 입사했고, 환경노동위원회(2012~2014년) 위원일 때 딸은 정규직이 되었다. 당시 KT는 국정감사 관련 이슈가 많았다. 기지국 수사 협조 및 개인정보 유출(2011년)과 이석채 KT회장 비리 및 부당 노동 행위(2012년) 등으로 이 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이 뜨거운 이슈였다. 이때 김 의원은 이 회장 증인 채택을 요구하던 민주당을 향해 “상식껏, 도리껏 하라”며 KT회장 증인 채택을 저지하고, 국감을 파행으로 이끌었다.

 

김 의원의 딸 김씨는 계약직 입사 경위에 대한 질문에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는 “헤드헌터 업체의 추천을 받아 채용하게 된 것”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정규직 채용에 대해 김씨는 “계약직으로 근무하면서 회사에 말하고 공채 시험을 준비했다. 특별히 퇴사한 것은 아니라 파견 계약직 2년을 채운 시점에 맞춰서 공채를 준비해서 시험을 다시 보고 들어온 것”이라며 “정규직이 정확히 언제 됐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분당 정자동에서 시험을 치렀고, 여러 군데에서 몇차례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씨 채용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KT는 “고용노동부 개인정보관리 지침에 따라 퇴사자의 경우 3년이 지나면 자료를 폐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복수의 인재개발실 관계자들은 “채용과 관련한 서류는 영구 보관해야 한다. 분당 정자동 KT본사 지하 문서고에 모두 보관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K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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