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기각

장기현 / 2018-12-07 08:43:50
박-"혐의 상당 부분 공모관계 성립 의문 여지"
고-"관여 정도 등에 비춰 구속 상당성 인정 어려워"
검찰 "반헙법적 중범죄 전모 규명 막는 것"

법원이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박병대(61)·고영한(63)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왼쪽) 전 대법관과 고영한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박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범죄 혐의 중 상당 부분에 관해 피의자의 관여 범위 및 그 정도 등 공모관계의 성립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이어 "이미 다수의 관련 증거자료가 수집되어 있는 점,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및 현재까지 수사경과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의자의 주거 및 직업, 가족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 전 대법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영장을 기각했다.

명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관여 정도 및 행태,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서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루어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 및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법원의 기각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철저한 상하 명령체계에 따른 범죄"라며 "큰 권한을 행사한 상급자에게 더 큰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법이고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급자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직근 상급자들인 박·고 전 처장 모두의 영장을 기각한 것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한 반헌법적 중범죄 전모의 규명을 막는 것으로서 대단히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날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박 전 대법관이 박근혜정부 청와대로부터 국무총리직을 제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를 당시 양승태 사법부와 박근혜 청와대가 긴밀한 관계였음을 입증하는 사안으로 제시했으나, 박 전 대법관은 "거절하지 않았느냐"고 일축했다.

박 전 대법관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사실상 전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대법관은 일부 혐의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책임의 정도가 다른 피의자들에 비해 가볍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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