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들 공채탈락은 사생활 때문"

김당 / 2018-07-15 12:10:49
"탈락이유 대라며 압력" VS "적폐세력의 조직적 반발”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2017년 10월 대구 제2작전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병기 의원(더민주당)의 아들이 국정원의 신입공채에서 탈락한 이유는 아들이 기무부대 장교로 근무할 때의 사생활 문제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김병기 의원이 아들의 공채 탈락은 '국정원 적폐세력이 조직적으로 반발한 결과'라고 주장한 것과 다른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또한 김병기 의원은 2014년 국가정보원 신입공채에 지원한 자신의 아들이 신원조사에서 부당하게 떨어졌다며 이를 시정해 달라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기무부대 장교로 전역한 김 의원의 아들은 2014년 공채에서 필기시험에 합격했으나 신원조사에서 탈락했다. 이후 2015년과 2016년에도 연거푸 응시해 필기시험에서 탈락했는데 2016년 10월 경력직 공채에 합격했다. 신입으로 세 번 떨어진 끝에 오히려 네번째는 ‘2년 이상 경력자’로 합격한 것이다. 당시 국정원은 다소 이례적으로 ‘학사 이상 학위 소지자로 전-현직 군 장교, 경찰 공무원 중 정보-수사 분야 업무 2년 이상 경력자’ 공고를 냈고, 김 의원 아들은 기무부대 근무 경력으로 합격했다.

앞서 〈한겨레〉는 11일자에서 김병기 의원이 2016년 국회 정보위 간사가 된 이후로 자신의 아들의 낙방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국정원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면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며 직권남용 및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병기 의원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한겨레 신문의 보도 내용은 국정원 개혁에 저항하는 적폐세력이 강고함을 방증한다”며 직권남용 및 ‘갑질’ 의혹을 부인했다.

그런데 당시 상황에 대해 잘 아는 국정원과 국회 정보위, 그리고 김 의원의 아들이 근무한 기무사 관계자들은 "김 의원은 피감기관인 국정원 측이 곤혹스러워할 만큼 부적절한 압력을 행사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정원 인사처장(부이사관) 출신인 김 의원은 원세훈 원장 시절에 부당하게 해직당했다며 국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로 인해 자신에 대한 보복으로 아들을 신원조사에서 탈락시켰다는 주장을 고수해왔다.

우선 김 의원을 잘 아는 한 국정원 간부 A씨는 11일 오후 〈UPI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의원 아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특혜나 편법은 없었지만, 김 의원이 부적절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을 소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국정원 인사-예산을 담당한 이헌수 기조실장도 김 의원의 압력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A씨는 김 의원이 한겨레 보도 내용을 국정원 개혁에 저항하는 적폐세력의 반발이라고 반격한 것에 대해서도 “본인으로서는 그렇게 주장할 수밖에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아래 일문일답 참조).

국회 정보위원을 지낸 B씨도 이헌수 기조실장이 재임(13년 4월~17년 6월) 중에 ‘김 의원 때문에 죽겠다’며 여러 번 어려움을 하소연했다고 밝혔다. B씨는 김 의원 아들이 신원조사에서 사생활 문제가 제기되어 정당한 심사를 거쳐 탈락되었는데, 김 의원이 ‘채용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을 인사기록에 남겨 달라’며 여러 차례 시정을 요구해 이헌수 실장이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B씨는 사생활 문제로 탈락했기 때문에 이헌수 실장이나 국정원측도 김 의원에게 사실대로 탈락 사유를 말하지 못한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대령으로 전역한 기무사 출신 C씨도 “김병기 의원 아들이 기무부대 근무 평점이 안좋고 사생활에도 문제가 있어 평판 조회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C씨는 당시 국정원에 근무하는 육사 동기생 간부로부터 “김병기 의원이 그런 사정은 모른 채 자기 아들이 부당한 불이익을 당했다며 국정원에 호통을 쳐서 욕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 의원 아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특혜나 편법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원은 김 의원이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아들이 떨어진 이유를 대라고 '갑질'을 한 의혹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음은 국정원 간부 A씨와의 일문일답이다. A씨는 김 의원을 오래 봐 왔고 그를 형이라고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다.

- 한겨레 보도와 김병기 의원의 입장문을 봤나?
“둘 다 봤다. 한겨레 취재 내용에 약간의 오류 있다. 김 의원을 잘 알지만, 아들을 특혜 채용하도록 편법을 강요할 만큼 후안무치한 사람은 아니다.”

- 그렇지만 국정원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보위의 교섭단체 간사가 자신의 아들이 떨어진 이유를 대라며 시정을 요구한 것 자체가 부당한 압력 아닌가?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김 의원 아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특혜나 편법은 없었지만, 김 의원이 부적절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을 소지는 충분하다. 당시 국정원 인사-예산을 담당한 이헌수 기조실장도 김 의원의 압력 때문에 힘들어했던 것은 사실이다. 본인은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국정원으로서는 여당 간사가 문제 제기를 하니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 “한겨레 신문의 보도 내용은 국정원 개혁에 저항하는 적폐세력이 강고함을 방증한다”고 반발하고 있는데
“김 의원은 자신이 국정원 인사처장 시절에 부당하게 해직당했다며 국정원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낸 것 때문에 아들이 떨어졌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또 김 의원이 인사처장을 했기 때문에 내부에 ‘안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김 의원 본인으로서는 그렇게 주장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 국정원의 신원조사 탈락률은 어느 정도인가.
“신원조사 탈락률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국가안보와 직결된 기관이기 때문에 신원조사가 엄격하다. 필기-면접 합격자의 친가와 외가는 물론, 기혼자일 경우 처가까지 들여다보기 때문에 일반 공무원보다 탈락률이 높은 편이다. 탈락자가 생기면 신원조사에 문제가 없는 차점자 순으로 합격시킨다.”

-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 “제 아들이 2014년에 국정원 임용시험에서 탈락한 사건은 당시에 국정원에서 아버지 때문에 탈락한 신판 연좌제라며 직원들 사이에서 회자된 유명한 사건이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 직원들 사이에 회자되었는가?
“그때는 김 의원이 국회의원도, 정보위 간사 신분도 아니고 그냥 일반인이었다. 나는 사적으로 호형호제 하는 사이여서 시험 본 것을 알고서 ‘국정원이 뭐가 좋다고 들어오려고 하냐’며 말렸다. 형수(김 의원 부인)도 아들이 국정원 입사하는 것 반대했다. 하지만 대다수 직원들은 아들이 시험 본 사실도 모르는데 떨어진 줄 어떻게 알고 안에서 회자가 되겠는가?”

-김 의원 아들이 2014년 시험에서 기무부대 근무 시절의 사생활 문제로 신원조사에서 탈락했다는 얘기가 있다.
“신원조사 탈락 사유 자체가 사생활과 관련된 사안이라서 기조실장 등 인사를 다룬 사람이 아니면 다른 직원들은 알 수가 없다.”

KPI뉴스 / 김당 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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