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시(習) 대신 방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 ‘9·9절’에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그러나 서열 3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별대표로 선정되면서 기대했던 시 주석의 '9·9절' 방북이 무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초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에 대한 기사는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지난달 18일 처음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일본 NHK 등 일부 외신들도 '9·9절' 70주년을 계기로 시 주석이 북한을 답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특히 국내 언론들은 시진핑 주석의 방북쪽에 무게를 두고 보도를 쏟아냈다
게다가 중국 외교부도 각종 언론들의 해당 보도에 사실여부를 밝히지 않고 침묵하자 시 주석의 방북은 기정사실화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일본 NHK 등 각종 매체들이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예견한 것은 다음 몇 가지 정황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중국의 북한전문 여행사 'INDPRK'가 "북한 여행사들이 8월 10일 중국 여행사에 북한 국내 상황 때문에 8월 11일부터 9월 5일까지 어떠한 단체 여행도 중단하겠다"고 통지했다고 밝히면서 시 주석의 방북이 점쳐지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 성사되자 중국은 비핵화 논의에서 소외될 것을 우려해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시진핑 국가 주석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특별 초청하는 등 짧은 한두 달 사이 무려 3번이나 북중 정상이 만나는 전례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 언론들은 이번 '9·9절'에 시진핑 주석이 답방형식으로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7일에 이어 22일(현지시간)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면서 연거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북한 태도 변화의 '배후'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2일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시 주석은 포커 플레이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김정은이 중국을 두번째 방문하고 난 뒤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있었다"고 여러번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8월 24일) 자신의 인터넷 사회적 연결망인 트위터 계정에서 한반도 비핵화 진전에 충분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에는 북한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돌연 연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과의 훨씬 더 강경한 교역 입장 때문에 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덧붙이면서 '중국 배후설'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후 언론들은 시진핑 주석의 방북에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국내외 언론들은 "미중간 무역전쟁을 진행중인 가운에 시 주석의 방북은 고민에 빠졌다"는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시 주석의 방북에 시종 침묵하던 중국 외교부는 4일 중국 CC-TV를 통해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을 축하하기 위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별대표로 선정돼 방북한다"고 밝혔다.
리 상임위원장은 중국 지도부 서열 3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방북하는 최고위급 중국 인사다.
이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는 "당초 시진핑 국가주석이 9·9절에 방북할 것이라는 여러 매체들의 관측은 결국 빗나갔다"면서 "이는 무엇보다 아직은 미국을 상대하기 버거운 중국이 미국과 힘겨운 무역전쟁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배후설' 지적에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의 소리방송(VOA) 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정권 수립일인 9.9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서열 3위 리잔수 상무위원장이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미국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과 비핵화 협상 교착 속에 시 주석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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