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62% 북미에 쏠린 경동나비엔…英 12년 적자·中 자본잠식

양지욱 기자 / 2026-10-26 16:42:51
올 상반기 해외 매출 86.3% 북미 집중…다른 해외 거점 수익성 확보 과제
英, 설립 이후 12년 연속 순손실…북경, 환입 효과 반영 흑자에도 자본잠식

경동나비엔이 해외 매출을 국내 매출의 두 배 이상으로 키우며 해외 중심 매출 구조를 굳혔다. 하지만 해외 매출의 80% 이상이 북미에 집중된 반면 일부 해외법인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 북미 최대 규모의 냉난방공조 전시회 'AHR EXPO 2026'에 참가한 경동나비엔 전시관

 

영국법인은 2014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중국 북경법인은 2018~2025년 8년 연속 적자 이후 올해 상반기 흑자로 돌아섰으나 일시적인 대손충당금 환입 효과가 반영됐다. 2023년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멕시코법인도 아직 흑자로 돌아서지 못했다.

 

높은 북미 의존도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다른 해외 거점의 수익 기반을 다지는 일이 과제로 떠올랐다.

 

해외 매출 증가분 86%가 '북미'서 창출…커진 지역 의존도


26일 경동나비엔의 2015~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 지역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해외 매출은 2015년 2388억 원에서 지난해 1조438억 원으로 약 4.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2732억 원에서 4584억 원으로 약 1.7배 늘었다.

 

해외 매출은 2017년 국내 매출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국내를 웃돌았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6.6%에서 올해 상반기 71.9%로 높아졌다.

 

이 기간 성장은 북미가 주도했다. 북미 지역 매출은 2015년 1769억 원에서 지난해 8658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해외 매출 증가분의 약 86%가 북미에서 발생했다. 해외 매출 중 북미 비중도 74.1%에서 82.9%로 상승했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북미 매출은 2020년 국내 매출을 추월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5050억 원으로 국내의 약 2.2배에 달했다. 전체 매출의 62.1%, 해외 매출의 86.3%가 북미에서 발생한 셈이다.

 

▲ 자료=경동나비엔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중 북미 비중은 전년 동기 89.2%보다는 낮아졌지만, 북미 수요와 통상 여건 변화가 전사 실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는 이어지고 있다.

 

영국, 12년 연속 적자 '완전자본잠식'…회사는 "장기적 투자"


영국법인은 장기 투자에도 흑자 정착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2014년 11월 설립된 영국법인은 설립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순손실을 단순 합산한 규모는 약 345억원이다.

 

매출은 2015년 약 5억 원에서 2024년 223억 원까지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176억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순손실도 약 67억 원으로 전년 약 47억 원보다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92억 원에서 79억 원으로 줄었다. 순손실은 38억원에서 48억원으로 늘었고, 상반기 말 순자산은 마이너스 387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영국은 기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견고하고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시장 공략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인 투자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설립 이후 연간 순손실이 이어진 데다 최근에는 매출까지 감소하면서, 장기 투자를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경, 8년 적자 뒤 흑자…환입 효과 반영


중국 북경법인은 올해 상반기 흑자로 돌아섰지만 수익성 회복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1995년 설립된 북경법인은 2016년과 2017년 순이익을 냈으나 2018~2025년에는 8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당 8년간 순손실 합계는 약 622억 원이다. 매출도 2017년 765억 원에서 지난해 383억 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169억 원, 순이익 12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8% 증가했고 순손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상반기 이익은 대부분 1분기에 집중됐다. 1분기 순이익은 약 124억 원이었고, 2분기는 약 2억5000만 원이었다.

회사 측은 상반기 중국법인의 판관비 감소가 과거 매출채권에 설정한 대손충당금 환입에 따른 일시적 효과라고 설명했다. 

과거 손실이 누적된 재무구조도 과제다. 상반기 말 북경법인 순자산은 마이너스 318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도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멕시코는 초기 손실…러시아는 손익 변동

멕시코 법인은 2019년 말 설립됐지만 현지 거점을 개소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은 2023년이다.

멕시코법인 매출은 2023년 약 7억 원에서 2024년 19억 원, 지난해 25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순손실도 같은 기간 18억 원, 24억 원, 28억 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약 12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감소했고, 순손실은 약 10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늘었다. 

 

▲ 자료=경동나비엔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

  

러시아는 외형 성장에도 순손익 변동이 큰 모습이다. 러시아법인 매출은 2015년 286억 원에서 지난해 800억 원으로 약 2.8배 증가했다. 하지만 2015~2025년 11개 연도 중 6개 연도는 흑자, 5개 연도는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에도 순손익은 2022년 92억 원 흑자에서 2023년 15억 원 흑자, 2024년 44억 원 적자, 지난해 77억 원 흑자로 움직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2.8% 증가한 353억 원을 기록했지만, 순손익은 약 62억 원 흑자에서 약 4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경동나비엔은 영국 등 일부 해외법인의 부진에 대해 현지 시장 수요 둔화와 유통망 재정비, 물류비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인들의 전사 매출 영향력은 제한적이며, 법인별 비용 효율화와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회사를 이끄는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해외사업의 다음 과제로 남았다.

  

KPI뉴스 / 양지욱 기자 y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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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욱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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