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삼성 특허 소송에 '이례적' 성명..."NPE라도 판매금지 막지 말아야"

설석용 기자 / 2026-03-04 07:44:28
美 특허상표청·법무부, 특허 소송 관련 성명서 제출
"특허권자의 침해 금지 명령 권리 제한해선 안 돼"
삼성 등 글로벌 제조사, 특허 침해시 시장 퇴출 우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대규모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 당국이 특허권자의 권리 행사를 옹호하는 원칙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허권자 측에 유리한 논거를 제공하며 그동안 '보상금'을 내면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던 시장 분위기를 '특허권자 보호'로 바꾸고 있다.

 

4일 미국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에 따르면, 미국 특허상표청(USPTO)과 법무부(DOJ)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콜리전 커뮤니케이션즈(Collision Communications)의 소송과 관련한 공동 이해관계 성명서(Statement of Interest)를 제출했다.

 

이번 성명서의 핵심은 특허권자가 침해 제품의 판매를 막는 '침해 금지 명령(Injunction)'을 받을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특히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특허 관리 기업(NPE)이라는 이유만으로 금지 명령 기회를 일괄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 기관이 특정 민간 소송에 이 같은 성명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 제공]

 

그동안 삼성전자와 같은 거대 제조사들은 특허 침해 판결을 받더라도 "상대방이 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는 특허 관리 기업(NPE)이니, 판매 금지 대신 적당한 배상금만 지급하게 해달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미 정부는 이번 입장을 통해 이같은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존 A. 스콰이어스(John A. Squires) 상무부 차관 및 USPTO 청장은 "침해 금지 명령은 혁신가들이 입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막는 근간이다. 불법적으로 복제된 발명품이 계속해서 시장을 어지럽히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디나 칼레이(Dina Kallay) DOJ 반독점국 부차관보도 "중소 혁신가들의 인센티브를 보호하는 것이 미국 경제 성공의 핵심"이라며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혁신가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 미국 특허상표청(USPTO)과 법무부(DOJ)가 지난달 27일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부에 제출한 성명서.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 제공]

 

이번 사건의 원고인 콜리전 커뮤니케이션즈는 무선 네트워크의 신호 간섭을 줄이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자사의 4G 및 5G 기술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0월 1심 격인 배심원 평결에서 약 4억4550만 달러(한화 약 6000억 원)의 배상금 판결을 끌어낸 바 있다.

 

현재 콜리전 측은 배상금뿐만 아니라 삼성 제품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여기에 미 정부가 "판매 금지 명령은 정당한 권리"라는 취지의 의견을 내며 힘을 보탠 것이다. 

 

정부는 이번 성명이 특정 당사자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법리적 해석상 원고 측에 힘이 실리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제조사들은 단순한 벌금을 넘어 제품의 시장 퇴출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새로운 특허 전쟁에 직면하게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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