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불황형 흑자'…고유가·中 부진에 높아지는 우려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09-08 16:13:57

두바이유, 7월 70달러대→최근 90달러선 돌파…"연말 100달러 전망"
'14개월째 감소' 對中 수출 부진 심각…"대외 불확실성, 경제 불안요소"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불황형 흑자' 구조가 여전하다. 

특히 수입 감소를 야기한, 에너지 가격이 최근 급등 추세라 향후 경상수지 악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5~6월에 이어 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하지만 수출(504억3000만 달러)은 전년동월보다 14.8% 줄어 지난해 9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흑자가 난 건 수입(461억5000만 달러)이 더 크게, 22.7% 감소한 영향이다. 이런 불황형 흑자 구조도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수입 감소는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부터 비롯됐다. 7월 원유 수입액은 전년동월 대비 45.8% 급감했다. 가스는 51.2%, 석탄은 46.3% 축소됐다. 

▲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뉴시스]

그런데 최근 에너지 가격이 상승세다. 국내 수입 원유 가격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7월까지 배럴당 70달러대에 머물다가 8월 들어 80달러대로 올라섰다. 유가는 계속 뛰어 9월엔 90달러 선도 돌파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지속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셰브론의 호주 고르곤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가 부분 파업에 돌입하면서 가스 가격도 불안하다.  

국내 LNG 수입은 주로 호주에 의존하고 있어 호주 동향에 민감하다. 글로벌 금융포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동북아 지역의 LNG 가격 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선물 가격은 최근 13~14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7월 말(10.92달러)보다 30% 가까이 치솟은 수치다. 

원유, 가스 등의 수입가격이 뛰면 경상수지에도 부정적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오름세는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며 "자칫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기 부진도 수출에 마이너스 요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 경기 불안,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총 수출액(6839억 달러) 중 22.8%(1558억 달러)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1위 수출국이다. 

중국 경기가 침체되면서 대중 수출이 감소하는 건 우리 경제에 비상 신호다. 이미 대중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14개월째 감소세다. 7월에도 대중 수출 축소(-20%)가 전체 수출 감소를 야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이창양 산자부 장관은 현 상황에 대해 "엄중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는 수출 증가율의 조기 플러스 전환을 위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 우려를 덜 거란 희망적인 분석도 있다. 이 부장은 "올해 4분기부터는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 경상수지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향후 글로벌 반도체 가격이 5~10%가량 오를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출액 증가가 에너지 수입액 증가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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