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에 '일학개미' 급증…일본 주식 보관금액 31% ↑
김명주
kmj@kpinews.kr | 2023-09-08 14:33:34
신한·유안타證 등 수수료 무료 제공 이벤트
엔저 현상이 점점 심화하면서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일학개미'들이 큰 폭으로 늘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003억251만 달러로 지난해 말(766억8632만 달러) 대비 30.8% 늘었다.
국가별로는 최근 일본 증시 투자 증가세가 눈에 띤다. 일본 주식 보관금액(지난 6일)은 34억7578만 달러로 올해 초(26억5319만 달러)와 비교해 31% 급증했다.
지난 6월부터 보관금액이 30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2021년 11월 이후 19개월 만(월말 기준)이다. 상반기 말(31조221만 달러)과 비교해 약 2개월 만에 보관금액이 12% 증가했다.
일본 주식 거래건수·결제금액 모두 매수가 매도보다 높다.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매수 금액·건수는 각각 6040만 달러·2965건으로 매도 금액(3329만 달러)·건수(1759건)를 크게 앞지른다.
일본 증시 활성화와 역대급 엔저로 일본 주식에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 증시는 33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활황이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2681.31로 연초(25716.86) 대비 27.1%나 상승했다.
또 일본 중앙은행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 최근 원·엔 환율은 900원대 초반에 형성돼 있다. 지난 7월 말엔 환율이 8년 만에 80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날 원·엔 환율은 906.43에 마감했는데, 올해 초(973.28)보다 6.9% 내린 수준이다. 예컨대, 연초만 해도 1000엔을 사는데 1만 원어치가 필요했으나 현재는 같은 돈으로 1100엔 가까이 살 수 있는 것이다.
엔화 약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달러당 147.87엔까지 상승하면서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자산을 지금 투자하면 엔화 강세 시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유동성이 있고 외국인 자금도 많이 유입돼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연구원은 "내년까지 일본 증시는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 견제 등의 영향으로 일본 반도체 기업에 투자가 많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주식 투자 열기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들은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5일부터 '일본 주식 온라인 매수 수수료 제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엔화 환전 수수료 95%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 증시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늘어나 관련 이벤트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일본 주식 거래 서비스를 이달 오픈, 연말까지 일본 주식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 무료 제공 이벤트를 벌인다.
이벤트 신청 고객에게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엔화 환전 시 100엔당 1원의 우대 환전수수료도 제공한다. 100만 엔 이상 일본 주식을 매매한 고객에게 1만 원 주식쿠폰을 증정하기로 했다.
키움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일본 주식 거래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현재는 홈트레이딩서시스템(HTS)에서만 일본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내년 2월 출시를 목표로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증권업계에선 이벤트 등으로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라고 전했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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