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시사한 이재명, 뭘 노리나…비명계 "뜬금없다"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9-07 10:52:01
"野 지지층 원하고 尹부정평가 높아 불리안해" 분석
우상호 "탄핵 소수의견"…박지원 "尹에 경고 보내"
이원욱 "혼자 판단할 문제아냐…단식풀고 결단해야"
더불어민주당에서 '윤석열 탄핵론'이 번지고 있다. 김용민·설훈·김두관 의원 등은 최근 윤 대통령 탄핵을 공개 거론했다. 지난 6일엔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까지 동참했다.
이 대표는 김어준 씨 유튜브에서 "링 위에 올라가 있는 선수들이 국민의 뜻, 국리민복(國利民福)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데 그게 민주주의"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기와 반대되는 입장이나 사람들이 반국가 세력이라고 한 얘기는 '짐이 곧 국가다. 내가 왕이다' 그런 생각으로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시사한 대목으로 읽힌다.
의원과 달리 당 지도부는 탄핵론과 거리를 둬 왔다. '대선 불복' 낙인과 중도층 이탈 등 역풍을 우려해서다. 여권 지지층 결집을 자극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대표가 '탄핵론 카드'를 만지기 시작한 것이다. 의원들도 공세적으로 바뀌었다. 설훈, 김두관 의원에 의해 탄핵은 장외 집회 뿐 아니라 국회 본회의장으로도 들어왔다.
기류 변화는 야권 지지층을 뭉치게 하려는 목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저변에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정부여당과 극한 대결을 벌여도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7일 "민주당 지지층이 윤 대통령 탄핵을 강렬하게 원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가 높아 탄핵론이 불리하지는 않을 듯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내림세를 타면서 부정 평가가 60%대를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탄핵 추진은 시기상조"라는 게 당내 전반적 분위기다. 우상호 의원은 7일 CBS라디오에서 "야당으로서 경종을 올리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야 된다는 인식은 보편적으로 다 갖고 있지만 탄핵에 관한 견해는 지금 소수의 의견일 뿐"이라고 전했다. 우 의원은 "다수는 지금 탄핵 국면으로 갈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MBC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말씀한 것은 민심은 천심이다(라는 것)"이라며 "저는 탄핵까지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저도 전국을 다니면서 강연을 많이 했는데 바닥 민심은 그러한 정서가 많다"며 "윤 대통령이 잘해주라는 강한 경고를 보냈다고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단식에 부정적인 비명계는 탄핵론도 비토했다. 이원욱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탄핵 시사에 대해 "뜬금없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그 문제는 그렇게 혼자 판단해서 할 것이 아니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제대로 모아봐야 한다"며 "얼마든지 의견을 모을 수 있는데 탄핵해야 한다고 하는 것을 갑자기 던지니까 뜬금없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사퇴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 체제로 1년을 지나왔다. 지난주 갤럽의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도가 27%까지 하락했다"며 "정치 검찰이 굉장히 무리함에도 이 대표가 하고자 하는 행위가 '기승전 방탄'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단식과 관련해 "'진짜 윤석열 정부에 대해 항의하려고 하는 거야. 자기 방탄, 지키려고 하는 거지' 이런 얘기들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며 "단식을 풀고 이 대표 스스로가 결단을 해주는 게 좋겠다"고 주문했다. "사퇴하라"는 얘기다.
이상민 의원도 이 대표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이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당이 가지고 있는 방탄정당, 내로남불 또는 위선적 (프레임에는) 이 대표의 사법적 리스크가 아주 악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라고 짚었다. 그는 "당직이라는 것은 특정인의 전유물이 될 수 없는 것이고 사정에 따라서는 다른 인물이 맡을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내란 선동"이라며 민주당과 이 대표를 맹공했다. 김기현 대표는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역대급 부정부패 혐의를 덮기 위한 방탄막이 필요하다는 생각이겠지만 그 혐의가 워낙 극심해 방탄막으로 막아질 수준을 이미 훨씬 넘어섰다"고 쏘아붙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극렬 지지층의 탄핵을 선동하는 메시지를 냈다"며 "대선 불복 속내를 드러낸 것이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윤석열 정부를 끌어내리겠다는 극한 투쟁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정치권에서 가장 안 좋은 중독이 '탄핵 중독'"이라고 꼬집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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