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49재, 전국 추모 집회…尹 "교권확립에 만전 기하라"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09-04 14:30:48
등교 직전 학부모에 변경 공지…차질에 반응 갈려
尹 "교사들 목소리 깊이 새겨야…교육 정상화 만전"
'집단행동'에 여야 온도차…'교권 회복'엔 한목소리
서울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인 4일 전국 곳곳에서 추모 집회가 열린다. 이날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한 교사들은 연가·병가 등을 쓰며 추모 행사를 함께한다.
서울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갖는다.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라는 이름의 교사 모임은 이날 오전 배포한 자료에서 국회 앞 집회에 참여할 교사는 약 2만 명으로 예상했다. 휴일인 지난 2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서이초 교사 추모 집회'엔 주최 측 추산 20만 명이 모였다.
서이초 교사에 이어 최근 서울 양천구와 전북 군산의 초등학교 교사 2명이 잇달아 목숨을 끊으면서 교사들의 위기감과 분노는 증폭되고 있다.
비슷한 시간 전남도청 앞, 대구시교육청·경북도교육청 앞 등에서도 추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지역별 집회에는 3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전망됐다.
주최 측 계산대로 집회가 열리면 전국 교원의 10분의 1 가량이 참여하게 된다. 각급 학교의 수업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뒤늦은 공지에 당혹스럽다',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지한다'는 등의 반응이 교차했다.
서울의 일부 학교는 이날 오전 등교시간 직전에 교육과정 변경 운영을 알리는 긴급 공지를 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는 오전 7시45분 학부모들에 보낸 가정통신문에서 "선생님들의 참여 상황을 파악한 결과 부득이하게 교육과정을 변경해 운영하게 됐음을 알린다"고 공지했다.
서울교육청은 교원들의 연가·병가로 인한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본청·직속기관 인력 300여 명과 11개 교육지원청 인력 550여 명을 일선 학교에 지원하기로 했다. 시·도교육청도 관할 시·도 각급 학교들의 교원 연가·병가 상황을 파악한 뒤 대응에 나서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날 7개 초등학교가 휴업하고 연가는 25명, 병가는 337명이 제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420명의 지원인력풀을 구성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교권 확립과 교육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주말 현장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서이초 강당에서 서울시교육청과 서이초가 개최하는 추모제에 참석한다. 이 부총리는 추모사를 통해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추모식을 갖는 것은 더 좋은 학교가 되길 바랐던 선생님의 간절했던 소망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라고 밝힐 예정이다.
추모제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교직원, 유가족, 유가족이 초청하는 인사들이 참석한다. 서이초 운동장에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시민 추모객들을 위한 별도의 추모 공간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집회 참여를 위해 연가·병가를 사용한 교원에 대해 법적으로 엄중 조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연가·병가를 낸 교원의 수를 파악하기보다는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되고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집중 지원하겠다"면서도 "원칙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가·병가를 낸 교원, 재량 휴업을 결정한 학교장에 대해 "(합당한 이유로) 연가·병가를 냈는지 사실을 확인하고, 학생의 수업권을 얼마나 침해했는지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 '교권 회복 및 교육 현장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9·4 공교육 멈춤의 날'에 "선생님들께서는 학생들의 곁에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교원단체들은 집회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전날 "교육부는 징계 협박을 하며 교사들의 움직임이 일시적으로 그치길 바라고 있다. 교육부와 국회는 교육권 보장을 위한 조속한 법 개정에 앞장서달라"고 밝혔다.
여야는 교사들이 연가 사용 등을 통한 '집단행동'을 예고한 데 대해 온도차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교육 일정 차질을 우려하면서도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교육부에 '자제'를 요청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교육이 멈춰서는 안 된다"며 "오늘은 공교육과 교권이 회복되는 날로 기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 당국도 처벌이 능사가 아님을 인식하고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오늘 하루를 추모하고 교권 회복을 다짐하는 날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교육부를 맹비난하며 교사들에게 연대 메시지를 보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징계하겠다, 형사고발하겠다 등으로 추모 모임 참석을 방해하고 막고 있다"며 "정부는 이 부당한 겁박과 고발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야는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치부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긴 '교권회복 4법' 추진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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