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尹, 홍범도 흉상 이전 본인 생각 얘기한 적 없어"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08-29 17:19:22
남북 차이 사례로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이념"
與 분란 불씨 작용…김태흠·이준석 등 여전히 반대
與 지도부 찬성↑…이재명 "역사가 용서 못 할 매국"
윤석열 대통령은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추진에 대해 어떠한 의견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대통령실이 29일 밝혔다. 흉상 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분명히 선을 그으려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를 포함해 지금까지 이 문제와 관련해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특정한 입장을 밝힌다면 그 논의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서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당연히 어떤 문제가 이슈가 되고 어떻게 전개가 됐다는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며 "그 논의가 자연스럽게 가거나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방향에서 조금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일부러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군 내부에서 홍범도 장군의 소련공산당 가입·활동 이력 논란 등을 이유로 흉상 이전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 국방부 소관이라고 책임을 돌리며 직접적 입장 표명을 삼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전날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이념 중요성을 부각한 데 대해서는 북한 사례를 들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정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이념"이라며 "똑같은 DNA(유전자)를 가진 민족이 있는데 한쪽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경제를 발전시키고 문화강국으로 부상했지만, 다른 한쪽은 세계 최악의 경제 파탄국, 인권 탄압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DNA를 갖고 있는데 (결과가 다른 건) 바로 이념과 체제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한쪽은 자유민주주의 시장체제를 통해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발전했고 한쪽은 세습독재 통제경제를 통해 나락으로 떨어진 것인데 이념을 이야기 안 할 수 있겠느냐"고도 반문했다.
국방부가 추진하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은 여권 내부에서 분란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광복 이후 대한민국 건국과 6·25 전쟁을 맞물려서 판단해야지, 그 전에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틀 연속 흉상 이전 반대 입장을 공개 천명한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이건 보수진영의 보편적 지향점이라기보다 그저 일부의 뉴라이트적인 사관에 따른 행동"이라며 "이 논란은 하루속히 접는 게 좋다. 잘하는 거 하자. 백지화"라고 썼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찬성론이 커지는 흐름이다. 윤 대통령이 연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못박은 게 영향을 미쳤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연찬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여당이니 일단 정부 입장을 존중하면서 국민 여론을 잘 수렴해보겠다"고 전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에서 "원래 육사에 있던 흉상을 독립운동가로서 그분의 자취를 생각해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사안이었는데 그것이 철거라는 잘못된 프레임으로 논란이 야기됐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한기호 의원은 "재판위원까지 소련 쪽에 서서 독립군을 재판한 분을 육사에 모신다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날 용산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하게 될 경우 독립운동사를 연구한 외부 권위자들과 협의가 필요한 건 아니라고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군 내부적으로 판단해서 결론 내려질 수 있으면 굳이 외부 학계와 협의는 필요 없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군 내에도 역사나 전쟁사를 연구하는 교수와 학자, 연구기관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여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있는 홍범도 장군 묘역을 참배한 뒤 "대한민국 역사와 우리 국민들이 용서하지 못할 매국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무능과 실정을 감추기 위해서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이념 전쟁을 선동하기 위해서 독립전쟁 영웅을 부관참시하는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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