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분양이 'LH 포비아' 대안 될까?…전문가들 "글쎄"

유충현

babybug@kpinews.kr | 2023-08-23 17:30:08

'철근 누락 사태'에 후분양제 관심…청약률도 준수
전문가들 "개인이 부실 여부 확인하기 어려워"
"최근 후분양은 시장 분위기 아닌 개별단지 이슈"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 이후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후분양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선분양과 달리 어느 정도 완성된 아파트를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부실 시공을 피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후분양이 확실한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고 말한다.
 

▲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급이 예정된 후분양 단지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서울의 경우 동작구에서 771가구 규모의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청약 일정에 들어간다. 반포동에 들어서는 '래미안 원펜타스'도 오는 10월에 후분양으로 공급된다. 이 밖에도 경기 광명 '베르몬트로 광명', 화성 '동탄레이크파크 자연& e편한세상', 용인 '센트레빌 그리니에' 등이 후분양으로 공급된다.
 
최근 후분양에 나선 단지의 청약 성적도 준수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진행된 '둔촌 현대수린나'는 경쟁률은 평균 36.94의 경쟁률로 청약 1순위에서 마감했다. 용인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와 남양주 '해링턴 다산 플레이스'도 지난 5월 진행된 청약에서 각각 3.83대 1, 3.44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외형만 보면 후분양제가 시장에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후분양은 주택공정률이 어느 정도(통상 60~80%) 진행된 상태에서 분양하는 방식이다. 견본주택만 살펴보고 계약하는 선분양과는 대비된다. 골조가 세워진 이후에 분양이 이뤄지기 때문에 선분양 아파트와 비교해 하자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펴져 있다. 이 때문에 올해 LH '철근 누락' 사태처럼 건설사의 부실시공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해결책 중 하나로 단골처럼 제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후분양과 부실 시공 방지를 직접적으로 연결 짓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아파트를 다 짓고 분양한다고 해도 개인들이 전문 장비를 갖고 다니지 않는 이상 철근이 제대로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근 후분양 단지가 많아진 것도 현재 시장의 분위기라기보다는 개별 단지의 이슈에 가깝다는 것이 김 소장의 견해다. 앞으로 시장이 더 회복되길 기대하면서 선분양 일정을 미루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강남처럼 일부 매수 수요가 확실한 일부 지역은 더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기 위해 후분양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김 소장은 "후분양을 누가 좋아서 하겠느냐"며 "건설사와 청약자 모두 여전히 일반적인 경우에서는 선분양이 유리하지만 지금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들이 겹친 것"이라고 말했다.
 
후분양제가 착근하기에 만만한 환경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아직까지 우리나라 건설사는 자금이 부족하다"며 "장기적으로 봐서 후분양제가 확산될 필요는 있지만 지금처럼 고금리 환경에서 후분양제가 확산되긴 어렵다"고 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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