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해병대 수사단장 "정치? 잘 모르고 알고 싶지 않다"

서창완

seogiza@kpinews.kr | 2023-08-20 13:37:26

정계 진출 행보 의심에 반박 입장문
"사건 한 달, 수사 진행 못한 상황 마음 아파"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20일 "정치, 여야, 정무적 판단 잘 모른다. 앞으로 알고 싶지도 않다"며 자신을 둘러싼 정계 진출설에 선을 그었다.

박 전 단장은 이날 법률대리인 김경호 변호사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저는 시작도 그러했고 지금도, 앞으로도 군인"이라며 "저는 충성, 정의, 의리밖에 모르는 바보 군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 고(故) 채수근 상병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18일 경기도 화성시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징계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채 상병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저는 어떠한 정치적 성향과 의도와도 무관하다"며 "앞으로도 오로지 군인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제 명예를 되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면 군인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남은 군 생활을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며 "모쪼록 현 사태와 관련해 제 본심이 왜곡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고 채 상병 사건이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경찰에 의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유가족들에게 죄송한 심경을 감출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젊은 해병이 꽃도 피어보지 못하고 생을 달리했는데, 우리 모두 책임이 있다"며 "여러가지 이유로 정상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그 누군가는 책임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박 전 단장이 입건된 뒤 국방부 등을 상대로 강력 반발하자 '정치적 의도'를 의심해왔다. 신원식 의원은 지난 11일 박 전 단장이 국방부 검찰단 조사를 거부하자 "저질 3류 정치인이나 할 법한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지난 14일 MBC라디오에서 "박 대령이 군인인지 정치인인지 헷갈린다"고 지적했다.

오는 21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집 요구로 지난 16일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는 여당 불참 속에 반쪽짜리로 진행되다 한 시간도 채 안 돼 산회됐다. 박 전 단장은 이날 입장문을 낸 건 21일 회의에서 채 상병 사건이 정쟁화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채 상병은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 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작업에 투입했다가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해병대 수사단은 지난달 30일 국방부 장관에게 사고 조사 결과 결재를 받은 후 경북경찰청에 수사 보고서를 이첩했다. 그러나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박 전 단장은 보직에서 해임됐고 '항명' 혐의로 입건됐다.

KPI뉴스 /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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