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 증가하는데…국내 사이버보험 '태부족'

황현욱

wook98@kpinews.kr | 2023-08-17 15:35:46

PC 1대당 1만원도 안되는 저렴한 보험료에 시장 진입 '손사래'
국내 사이버보험, 종합적인 보장보다 '배상 책임'에 초점
"보험사 단독 상품 개발보다 정부와 위험 공동부담 등 민·관 협력 필요"

최근 들어 정보통신기술(ICT)의 고도화와 함께 사이버 공격, 사이버 사고 등의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이를 보장하는 사이버보험이 태부족해 문제시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사이버보험의 규모는 400억 원으로 타국에 비해 매우 작은 수준이다. 

미국 사이버보험 시장의 원수 보험료는 지난 2012년 1조3400억 원에서 지난 2021년 6조2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사이버 보험시장 활성화가 저조한 이유로는 사이버 보험이 위험 대비 수단으로서 낮은 보험 인지도와 낮은 보험료, 가입 유인의 부족이 지목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1년 개인정보 '손해보상 책임보장보험'의 의무가입을 강화했지만, 보험상품의 보장범위가 제한적이라 문제시된다. 사이버사고로 인한 영업 중단 손해, 무형자산 손해 등을 제대로 보장해주지 않고 있다. 

▲사이버 공격, 사이버 사고 등 사이버 위험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황현욱 기자]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장 공백의 주된 원인으로 사이버 위험 측정의 어려움 및 손해율 변동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보장상품 개발의 어려움을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보험사가 운영하는 기업형 사이버보험은 사이버 위험에 대한 종합적인 보장보다 '정보 유출' 등에 따른 '배상 책임' 관련 보장에 집중돼 있다. 

에이스손해보험의 'Chubb 사이버위험관리보험'이 대표적이다. 이 보험의 주 내용은 △데이터 기밀 유지 실패에 따른 배상 책임 △네트워크 무단 사용에 따른 배상책임 △온라인 미디어 배상 책임 △규제적 조사비용 등을 보장해준다. 즉. 정보 유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셈이다.

대형사 중에선 메리츠화재의 'e-Biz@배상책임보험'이 대표적이다. 이 보험도 인터넷 및 네트워크 업무와 관련해 행한 행위에 기인한 배상책임보험을 담보한다. 주 보상 내용은 인터넷 및 네트워크 업무와 관련한 행위로 인한 법률상의 배상책임과 법률상 방어비용을 보상해준다.

지나치게 낮은 보험료로 보험설계사들이 열심히 팔지 않는 부분도 지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이버보험 보험료는 개인용커뮤터(PC) 1대당 1만 원도 되지 않는다"며 "가뜩이나 종신보험, 실손의료보험 등에 비해 수요가 작은데, 보험료도 낮으니 설계사들이 의욕을 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계사들이 열심히 팔지 않으니 매출도 적어 보험사들이 상품을 잘 만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낮은 보험료에 손해율 산정이 예측이 안 되는 점도 손해보험사가 사이버보험 시장에 쉽사리 뛰어들기를 꺼려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김도연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사회적으로 사이버보험에 대한 니즈가 확대되고 있다"라면서도 "사이버보험에 대한 경험 통계 부족으로 적정 요율 산출이 어렵고 손해율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이버보험이 기업 비즈니스 영역에서 필수적인 보험으로 꼽히고 있지만, 보안사고 발생 시 보험사 부담이 보험료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이버보험은 손해율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손보사들이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것 같다"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이미 국내 시장은 ITC 기술 보급률 및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사이버보험 활성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손 연구위원은 "사이버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험사의 단독적인 상품 개발보다 인슈어테크회사, 사이버보안업체, 정부와의 위험 공동부담 등 민·관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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