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한은 마통' 100조 넘게 썼다…13년만에 최대

김명주

kmj@kpinews.kr | 2023-08-14 15:26:22

경기와 부동산 거래 부진 등 세수 부족
이자도 2010년 이후 최대…1141억 원 지급

정부가 올해 들어서만 한국은행에서 100조 원 넘게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와 부동산 거래 부진 등으로 세금이 예상만큼 많이 걷히지 않자 한은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당겨쓴 것이다.

14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내역'을 보면 지난 1월부터 7월 말까지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해 간 누적 금액은 총 100조8000억 원이다. 해당 통계가 전산화된 2010년 후 1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누적 일시 대출액 34조2000억 원의 2.94배에 이른다. 지출이 갑자기 늘어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2020년 1~7월) 대출액(90조5000억 원)도 훌쩍 넘어섰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13년 만에 가장 많은 금액을 대출했다는 것은 그만큼 세출에 비해 걷힌 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빈번했다는 의미다.

실제 올해 6월까지 정부의 총수입(296조2000억 원)에서 총지출(351조7000억 원)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월 말 기준 55조4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금에는 한도가 있다. 올해는 △통합계정 40조 원 △양곡관리특별회계 2조 원 △공공자금관리기금 8조 원 등 최대 50조 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올해 들어 7월까지 한은 대출 잔액 50조 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빌리고 갚기를 반복해 왔다. 7월 말 현재 정부의 한은에 대한 일시대출 잔액은 0원이다. 100조8000억 원을 빌렸다가 일단 모두 상환한 상태다.

▲ 5만원권 지폐 자료사진 [셔터스톡]

대출이 늘면서 정부가 한은에 낸 이자도 증가했다. 정부가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한은에 지급한 이자는 1141억 원으로 계산된다. 1분기 642억 원, 2분기 499억 원을 냈다. 역시 2010년 이후 최대 기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많은 돈을 자주 빌리고, 이렇게 풀린 돈이 시중에 오래 머물 경우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부는 일시적 부족자금을 국고금 관리법에 따라 한은으로부터 차입하기에 앞서 재정증권의 발행을 통해 조달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한은으로부터 일시차입이 기조적인 부족자금 조달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등의 일시대출 부대조건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세수 부족을 야당이 요구 중인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여유 재원을 활용, 예산 집행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세계 잉여금, 기금 여유자금, 불용(不用) 예산 등으로 메운단 계획이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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