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멀어 보이는 '카카오의 봄'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8-14 15:23:55

SM 주식 시세조종 관련해 김범수 창업자 압수수색
시세조종 밝혀지면 지배구조, 미래전략 차질 불가피
혁신과 도전 사라진 카카오, 경영진 쇄신 선행돼야

카카오의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5만1000원대까지 위협하면서 52주 최고가(작년 8월16일, 8만700원)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4월 6만 원대 밑으로 떨어진 이후 4개월 동안 4만 원대에서 5만 원대 사이를 헤매고 있다. 사상 최고치(2021년 6월 25일, 17만3000원)와 비교하면 3분의 1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올 들어 주가흐름은 더욱 비관적이다. 코스피는 15%가 넘게 올랐지만 카카오 주가는 2.1% 내렸다. 더구나 같은 기간 네이버의 주가가 23%이상 오른 것을 감안하면 카카오의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이러한 주가 약세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논란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이어 노조와의 갈등, 실적 악화 등의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SM 인수와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실시돼 오너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카카오의 봄'은 아직 멀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 카카오프랜즈 대표 캐릭터 라이언. [카카오 제공]

금융당국, SM 주식 시세조종 수사 막바지에 이른 듯

금융당국은 지난 10일 SM 주가 시세조종 혐의와 관련해 김범수 의장의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지난 4월 카카오와 SM 본사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시세 조종 혐의를 수사해온 금융당국이 카카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김 의장을 직접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를 확인한 금융당국이 김 의장의 개입 여부를 최종 확인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SM주식 매집한 사모펀드와 카카오 관계 의혹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가 불거진 것은 지난 2월이다. 당시 SM 경영권을 두고 카카오와 경쟁하던 하이브는 SM주식을 주당 12만 원에 공개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공개매수 기간인 2월16일 한 사모펀드가 SM주식 68만여 주(발행주식의 2.9%)를 집중매수하면서 SM의 주가가 13만 원을 웃돌아 하이브의 공개매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당시 카카오는 이 사모펀드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모펀드가 과거에도 카카오와 여러 차례 서로 지분 투자 등을 통해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 그리고 사모펀드의 대표와 카카오의 투자총괄대표 배 모 씨와 친분이 있다는 점 등이 드러나면서 시세조종에 카카오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커져왔다. 

물론 카카오 입장에서는 시세조종 의혹이 드러나도 실무 총괄인 배 대표에서 선을 그으려 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 실패 이후 3월 7일부터 26일까지 카카오엔터와 함께 SM주식 833만여 주를 15만 원에 공개 매수했다. 여기에 투자된 돈은 무려 1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김 의장의 개입 없이 가능했겠느냐는 점에서 김 의장도 시세 조종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너리스크 현실화하면 지배구조, 콘텐츠 사업 차질 우려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카카오는 다시 한번 격랑에 휩쓸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선 관련 임원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약 김 의장으로까지 확대되면 오너리스크에 봉착하면서 성장 동력이 크게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시세조종으로 얻은 차익을 반납해야 하고 법원 판단에 따라서는 SM주식의 강제 처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카카오는 SM 인수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콘텐츠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SM 인수 효과가 나타난 2분기 카카오 실적은 분기 기준으로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또 카카오엔터는 SM인수를 발판으로 기업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가 드러나고 김 의장까지 연루되면 이런 모든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카카오, 본업 팽개치고 문어발식 확장에 머니게임까지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성장한 한국의 대표 IT기업이다. 그러나 창업 초기 보여준 혁신과 도전은 언제부턴가 사라져 버렸다. 

골목상권에까지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하면서 노회한 재벌보다도 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은 머니게임에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 때는 과연 카카오가 본업에 뜻이 있느냐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카카오가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IT분야에서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김범수 창업자를 포함해 경영진들의 진정성 있는 쇄신이 선행돼야 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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