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살생부 이어 '尹 신당설'…유승민·이준석은 결별 가능성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8-04 15:38:06

신평 "尹, 국힘 안되겠다며 신당 고민한다 들어"
신당설·살생부, 반윤 배제 반영…계파갈등 뇌관
대통령실 "황당무계"…이태규 "부적격 문건, 가짜"
李 "'공천 장난' 낌새땐 신당·무소속도 배제 안해"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권이 어수선한 모습이다. 인화성 강한 미확인 루머가 잇따를 조짐이다.

최근 '국민의힘 총선 공천 부적격자' 명단이 여의도 정가에 유포됐다. 이른바 '살생부'다. 출처 불명의 문건이나 여당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당 창당 여부를 고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 대통령 '멘토'라는 신평 변호사가 제기해 파장이 일었다.

▲ 지난 2021년 10월 27일 강원 춘천시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합동토론회에서 당시 윤석열(왼쪽부터)·원희룡 후보와 이준석 대표, 유승민·홍준표 후보가 파이팅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살생부나 신당설은 공통점이 있어 예사롭지 않다. 둘 다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등 반윤·비윤계를 배제하려는 주류와 윤 대통령의 부정적 인식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계파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살생부는 현직 의원 32명, 전직 의원 13명 등 50여명 이름을 담고 있다. 대다수가 비윤계다. 문건 서두에는 '親(친) 유승민-이준석-오세훈 계'라는 타이틀로 의원 12명, 전 의원 13명 등 35명 이름이 나열돼 있다. 

신당설은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비관론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깔려 있다. 내용이 고약한 만큼 당과 대통령실에선 "가짜" "황당" 등의 반응이 나왔다.

마침 유 전 의원에 이어 이 전 대표도 '신당 창당·무소속 출마' 등 탈당 가능성을 열어놔 주목된다.       

이태규 의원은 4일 YTN라디오에 나와 '공천 부적격자' 명단 문건에 대해 "그야말로 지라시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의원은 "여의도에는 매번 그런 문건들이 돌아다닌다"며 "그럴싸한 내용도 있고 황당무계한 내용도 있지만 제대로 된 공당이라면 그런 지라시 문건은 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익명으로 뭘 만들어 돌리는 그런 행위 자체가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전날 밤 KBS라디오에서 "최근 국민의힘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거의 전멸하고 전체 의석수도 지금보다 더 줄어든 참혹한 결과가 나와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도저히 국민의힘은 안 되겠다' 해서 신당 창당까지 생각하신다는 그런 말을 얼핏 들었다"며 "윤 대통령이 총선과 관련해 심각한 고민을 갖고 계신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정치 신인인데 국민의힘에 오랜 지분을 가진 유 전 의원이나 이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항상 윤 대통령을 폄훼하고 비난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자당 출신 대통령에게, 정부 출범일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폄훼하는 건 헌정사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유 전 의원, 이 전 대표와 같이 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선 "그분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필요할 때는 윤 대통령한테 잘하고 또 그렇지 않으면 바로 비난한다"고 평가했다.

신 변호사는 "기존의 국민의힘을 움직여 온 이런 분들이 윤 대통령에 대해 갖는, 정치 신인에 대한 폄훼 의식이 시정될 리가 없다"며 "윤 대통령이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많겠느냐"고 반문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신당설'을 일축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멘토'라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라며 신 변호사를 직격했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오랜 공직 생활 때문에 공식 라인을 제외하고 사적인 관계에서 공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한다"면서다.

김 수석은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맡은 이후 신평 씨와 국정이나 정치 문제에 대해 그 어떠한 이야기도 나눈 바 없다"며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황당무계한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수석이 언급한 '황당무계한 말'은 신 변호사가 꺼낸 신당설을 겨냥한 것이다.

홍 시장도 신 변호사를 저격했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주변에서 혹세무민으로 대통령을 현혹 하거나 참언(讒言)으로 세력을 구축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걱정"이라며 "자칭 얼치기 멘토들이 넘쳐나는 것도 문제"라고 비꼬았다.

그는 "지금은 지게 작대기라도 모아 총선에 대비할 때다. 총선 지면 내일은 없다"고 경고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과거 유승민 사례를 보면 (공천을) 끝까지 안 주고 장난친다"며 "그런 식으로 (서울 노원병에 대해) 장난칠 낌새가 명확하면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 창당, 탈당, 무소속 출마도 다 가능성이 열려 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신당, 탈당, 무소속은 거의 똑같은 것이다. 그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고 움직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2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나가 "국민의힘에서 윤 대통령이 공천권을 거의 100%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통령께서 저 공천 주라고 그러겠느냐"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내일이 총선이라면 스코어가 어떨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국민의힘이 100석 정도, 범민주당 계열이 180석 정도 할 것"이라고 답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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