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약 全無' 희귀의약품, 수입 일색 이유는...'실패 리스크' 부담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07-31 16:24:29
국내사 대다수, 개발비 낮은 복제약 올인
비용·시간·난도 부담에 개발 중단 잦아
희귀질환자의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면서 희귀의약품 상용화에 속도가 붙었다. 이번 달에만 3개 품목이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3개 모두 수입약이다. 그 외에도 국내 허가된 희귀약 대부분은 수입약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실패 리스크가 큰 희귀약 연구개발(R&D)에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현황에 따르면 이달 신규로 품목허가를 받은 희귀의약품은 3개다.
한국얀센 다발골수종 치료제 '텍베일리주(성분명: 테클리스타맙)',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산성 스핑고미엘린 분해 효소 결핍증(ASMD) 치료제 '젠포자임주(성분명: 올리푸다제알파)'와 한랭응집소병 치료제 '엔제이모주(성분명: 수팀리맙)'다.
이들 약은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들이 해외 본사에서 수입해온 것들이다.
지난달 희귀약 허가가 난 한독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 '민쥬비주(성분명: 타파시타맙)'도 미국 제약사인 인사이트가 독일 바이오기업 모포시스로부터 사들여 개발한 약이다. 한독은 지난해 4월 인사이트와 독점 판매권 계약을 맺고 민쥬비주 완제품을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다.
희귀의약품 허가 목록에서 수입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국산약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희귀약 개발에 나선 업체들은 GC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등 손에 꼽을 정도다.
희귀약 개발을 지원하는 국내 제도·규제는 선진국에 비해 다소 빈약하지만 글로벌 수준에는 부합한다는 평이다. 세제 혜택과 수수료 감면, 우선 심사, 독점권 부여 등의 제도가 있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업계가 희귀약 개발을 꺼리는 건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보니 수요는 매우 많지만, 개발 난도는 그 이상으로 높다. 보통 10년 이상의 긴 시간과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곤 한다.
1회 투여 25억 원가량의 초고가약으로 알려진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 사례와 같이 개발 성공 시 초고가 약가로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상당수는 허가 문턱까지 가는 데 실패한다.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수십 년째 치중하고 있다. 실패 리스크 부담 탓이다.
연구개발비를 전체 매출의 5%도 쓰지 않는 곳도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비 비중이 1.6%였다. 삼일제약은 1.6%, 명문제약 1.8%, 삼성제약 3.1%, 국제약품 3.4%다. '무늬만 제약사'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약이 개발되면 경쟁할 필요 없이 독점권을 갖고 고가를 책정, 전 세계에 판매할 수 있으므로 시장성은 충분하다"며 "하지만 개발비가 많이 들다 보니 실패 시 그만큼 손실이 크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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