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적극 지지한 前 한노총 간부들, 보조금 횡령 의혹
전혁수
jhs@kpinews.kr | 2023-07-25 16:23:05
李와 지지그룹 출범식에 동행…함께 걷는 모습 사진도
2021년 4월부터 노동안전지킴이 예산 1억 횡령 혐의
李 경기지사선거·대선 지원한 B씨, A씨 횡령 가담 의혹
한국노총 전직 간부 2명이 경기 성남지역 '노동안전지킴이' 사업 보조금 중 1억 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와 이에 가담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있다.
두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부터 적극 지지해온 것으로 파악돼 주목된다.
전직 간부 A 씨는 한국노총 성남지역지부 대외협력국장 출신으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시 추진했던 '무상교복' 정책을 뒷받침했던 '성남시무상교복추진위' 위원장을 지냈다.
다른 전직 간부 B 씨는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노동계 거물급 인사로,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있던 2021년 6월 출범한 지지그룹인 '공명포럼' 멤버로 활동했다. 지난해 대선에선 이재명 캠프 SNS소통특보단 경기공동본부장을 맡았다.
A 씨는 2021년 4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경기지역본부 정책국장으로 근무하면서 경기도와 성남시가 지급한 성남지역 '노동안전지킴이' 사업 보조금 중 1억 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5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노동안전지킴이 사업 명목으로 매년 2억6600만 원을 한국노총 성남지역지부 계좌에 입금했다.
경찰은 A 씨가 보조금을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횡령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A 씨는 중고 PC를 지인이 운영하는 PC렌탈업체를 통해 사무실에 제공하는 대가로 렌트료를 받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PC렌탈업체 사장이 관련 사실을 자백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A 씨가 횡령한 보조금 일부가 B 씨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B 씨는 A 씨가 경기지역본부 정책국장에 채용되도록 뒤를 봐준 의혹도 받고 있다.
한국노총 건설노조 소속으로 성남지역에서 활동했던 전직 간부는 27일 UPI뉴스와 통화에서 "2019년 경기지역본부장 C 씨가 A 씨를 정책국장으로 뽑겠다며 내게 함께 면접을 보러가자고 한 적이 있다"며 "건설노조 경력도 없고 기술자도 아닌 A 씨를 왜 채용하냐고 했더니, C 씨가 B 씨의 추천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건설노조 핵심 간부도 "A 씨를 B 씨의 대리인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A, B 씨가 이 대표와 가깝게 지낸 정황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A 씨는 2021년 6월 22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공명포럼'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 대표와 함께 걷고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혔다. 2021년 8월 13일 이 대표가 한국노총을 방문할 때는 동행하기도 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 민주당 선거대책위 4050위원회 노동본부 건설분과 발대식에 사회자를 맡기도 했다.
당시 발대식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임명장 대독을 A 씨가 했다"고 말했다. 4050위원회는 이 대표 측근인 임종성 의원(경기 광주)이 위원장을 맡았던 민주당 대선 선거조직이다.
A 씨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경기 성남시의원(분당) 예비후보로 나섰는데, 등록 당시 민주당 경기도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직함을 달고 있었다. A 씨는 2018년 지방선거 때도 성남시의원에 도전한 바 있다.
B 씨는 2018년 이 대표의 경기지사 당선을 위해 민생실천본부 조직총괄 부본부장 자격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했다. A 씨가 사회를 봤던 민주당 선대위 4050위원회 노동본부 건설분과 발대식에도 참석했다.
2019년 11월 건설노조 경기지역본부가 진행한 '이재명 무죄 탄원' 집회가 B 씨 지시로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 선거 TV토론회에서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라고 지시한 적 없다"고 발언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때다.
경찰은 A 씨 상관이었던 한국노총 건설노조 경기본부장 출신 C 씨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이다. C 씨가 A 씨 횡령 혐의 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 등이 조사 대상이다.
전직 건설노조 간부는 "B 씨가 성남 등지에서 활동하면서 여러 집회를 할 때마다 C 씨에게 연대를 요구해 건설노조가 여러 집회에 동원됐다"며 "이재명 무죄 탄원 집회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노조 현직 핵심 간부도 "B 씨의 지시로 C 씨가 이재명 무죄 집회를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A 씨는 횡령 혐의에 대해 "현재 수사 중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수사가 끝나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B 씨는 "좋은 마음으로 했던 사업인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유감"이라며 "잘못한 게 있다면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C 씨는 "A 씨 관련 내용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저는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A 씨의 채용 경위와 관련해 B 씨는 "C 씨가 직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A 씨를 추천한 것"이라며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C 씨는 "A 씨는 B 씨 등과 함께 알던 사이"라며 "직원이 필요해 채용한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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