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빨간불'…이창용 "금리인하 시기상조·추가 인상 열어놔"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07-13 17:15:41
"금리인상 요인 있어" vs "경기 나빠 4분기쯤 인하할 듯"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통계청 집계)이 2.7%로 2021년 9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2%대로 복귀했다.
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이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사상 최대임에도 120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3일 환율은 전일보다 14.7원 떨어진 1274.0원을 기록했다.
물가와 환율이 안정적이라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0%로, 4회 연속 동결했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하 시기로 가 있지만, 한은 측은 거꾸로 금리인하에 선을 그으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다시 늘어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 "추가 금리인상 근거가 사라진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대부분이 기준금리를 3.75%로 추가 인상하는 걸 열어놨다"고 밝혔다.
인상 근거로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꼽았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1062조3000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5조9000억 원 늘었다. 3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지난 2021년 9월(+4조2000억 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최근 규제 완화, 시중금리 인하 등으로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띠면서 가계부채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여겨진다. 한은은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 확대 등으로 6월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이 7조 원 늘었다"고 전했다. 2020년 2월(7조8000억 원)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이미 3월 말 기준으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102.2%)이 세계 최고인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나는 건 한국 경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총재도 "우리 경제에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연체율도 오름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0.37%)은 전월 말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0.34%)은 0.03%포인트 뛰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는 가계 가처분소득을 줄여 소비에 마이너스 요소"라면서 "특히 취약차주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감당 못할 빚을 졌다가 쓰러지는 가계가 늘어나면 금융기관에도, 국가 경제에도 해악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더 내려가면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돼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도 여러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많은 우려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 통화정책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가계부채는 장기적으로 GDP 대비 80%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며 가계부채 감축 의지를 표했다.
이처럼 한은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와는 거리가 먼 기조를 보이면서 전문가들도 연내 금리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인상 요인이 있는데, 인상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게 바람직하다"며 "지금은 인하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물가·환율이 안정적이라 추가 인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1~2월쯤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은이 올해 4분기 후반쯤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된 근거로는 경기를 들었다. 김 교수는 "경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져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와 한은의 전망치(1.4%)보다 낮은, 1% 안팎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침체가 심해져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거라는 분석이다.
KPI뉴스 / 안재성·김명주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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