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 급등 에코프로…'예측불허' 주가, 증권가는 분석 포기

김명주

kmj@kpinews.kr | 2023-07-11 16:04:33

장중 100만 원 돌파…황제주 등극에 대한 기대감 ↑
증권사 2달간 발간 리포트 無…"비이성적 매수 탓"
입소문에 사는 '밈 주식' 변질, '숏 스퀴즈' 등 원인
고평가 우려…"투자자들, 과열 매수 멀리해야" 경고

코스닥 시장 상승 랠리를 이끌어 온 이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가 지난 10일 장중 100만 원을 돌파, '황제주(주당 100만 원 이상 대형주)' 자리를 넘봤다. 예상을 벗어난 에코프로의 가파른 질주에 증권사들은 명확한 분석·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1일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보다 1.14% 오른 97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엔 장중 사상 최고가 101만5000원를 기록, 황제주 등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에코프로 종가가 100만 원 이상이면 코스닥 시장에선 동일철강(2007년) 이후 약 16년 만에 황제주가 탄생하게 된다.

에코프로는 올해 초부터 거침없이 상승 중이다. 이날 주가(종가 기준)는 1월 2일(11만 원) 대비 787%나 올랐다. 지난달 초 56만2000원이었던 주가는 약 한 달만에 73.7%가 올랐다.

그러나 에코프로 관련 증권사 리포트는 찾아볼 수 없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발간한 하나증권과 삼성증권의 리포트를 마지막으로 증권사는 더 이상 관련 종목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밝히지 않고 있다. 두달 간 증권가 리포트가 실종된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이성적인 과열 매수의 경우에는 리포트를 내놓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당시 이들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의 평균은 42만5000원이었다. 두 달 만에 목표의 2.3배 가까이 오른 주가가 형성된 셈이다. 통상 증권사는 향후 6개월 정도의 주가를 평가·예측해 목표주가를 내놓는다.

▲ 에코프로비엠 공장 전경. [에코프로비엠 제공]

이차전지는 성장 가능성이 유망한 분야이긴 하지만 이렇게 주가가 급등한 원인으로는 에코프로가 '밈 주식'에 가까운 성격으로 변질된 점이 거론되고 있다.

밈 주식이란 입소문을 타 개인 투자자의 주목을 끄는 주식으로, 향후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들의 상당한 투기적인 매수세에 근거한 급등"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을 이끈 건 개인들이다. 올 초부터 이날까지 개인은 1조7201억 원어치를 순매수, 외국인(9365억 원)과 기관(7627억 원)의 매도를 방어했다. 에코프로는 같은 기간 개인들이 코스닥·코스피 시장 통틀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기도 하다.

'숏 스퀴즈'도 급등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숏 스퀴즈란 주가 하락을 예상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가가 계속 오르자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상황을 뜻한다. 그러면 주가는 급등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 공매도 투자자들이 숏(매도) 포지션에서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시 해당 주식을 사는 행위가 활발했던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는 지난 6일 기준 1조2510억원에 이른다.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우려와 함께 투자자들이 과열 매수를 멀리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는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주가"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전체의 5% 정도 공매도 물량이 여전히 남았는데, 남은 물량을 누가 더 사지 않는다면 공매도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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