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혜자카드 단종 릴레이…아직 남은 '무조건 카드' 주목

황현욱

wook98@kpinews.kr | 2023-06-30 16:04:05

실적·적립·가맹점 '제한 없는' 카드 인기몰이
"무조건 카드는 고객 이탈 방지 최후의 수단"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회초년생 20대 최모 씨는 최근 신용카드를 실적 제한이 없는 '무조건 카드'로 교체했다.

오르는 물가 속에서 카드 전월 실적을 일일이 채워 혜택을 돌려받기가 버겁다는 이유에서다. 최 씨는 "혜택이 우수한 카드가 여럿 단종됐는데, '무조건 카드'는 아직 남아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 경기 불황 등으로 경영난에 빠진 카드사들이 소비자 혜택이 많은 이른바 '혜자카드' 판매를 잇달아 중단하는 추세다. 이런 고비에도 생존하는 무조건 카드가 소비자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분기 말까지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에서 사라진 상품은 신용카드 169건, 체크카드 41건으로 총 210건에 달한다.

대부분 혜자카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혜자카드는 거꾸로 말해 카드사의 손해란 뜻이므로 더 이상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혜자카드가 단종되면서 소비자 사이에서는 △전월 실적 △적립·할인 한도 △가맹점 제한이 없는 무조건 카드가 인기몰이 중이다. 무조건 카드는 혜자카드에 비해 혜택은 적은 편이지만, 대신 실적 제한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불황에 소비를 줄이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신한 Deep Dream', '현대 ZERO Edition2(할인형)', '우리 DA@카드의정석' 카드가 무조건 카드로 알려지며 인기몰이 중이다. [그래픽=황현욱 기자]

신한카드의 'Deep Dream 카드'는 무조건 카드의 대명사로 불린다. 이 카드는 국내 최대 신용카드 플랫폼인 '카드고릴라'의 5월 고릴라차트 '무실적+모든 가맹점 혜택 TOP10'에서 1위를 기록했다.

Deep Dream 카드는 전월 실적, 적립 한도 제한 없이 국내·외 일시불+할부 이용 가맹점에서 0.7% 포인트 적립을 해준다.

자주 가는 DREAM 영역의 가맹점에서는 기본 적립의 3배인 2.1%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가장 많이 이용한 영역에서는 최대 3.5%까지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DREAM 영역은 △D(Discount Store·할인점) △R(Retail Store·편의점&잡화) △E(Enjoy Store·영화&커피) △A(Abroad·해외) △M(Mobile·이동통신요금) 영역이다.

현대카드의 'ZERO Edition2(할인형) 카드'는 이름처럼 할인형에 특화됐다. 이 카드 이용시 모든 가맹점에서 0.7% 무조건 할인된다. 생활 필수 영역인 △온라인 간편결제(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대형할인점 △일반음식점 △카페 △대중교통에서는 1.5% 할인 혜택을 받는다. 이 카드의 연회비는 국내, 해외겸용 모두 1만 원이다.

우리카드의 'DA@카드의정석'은 모든 가맹점에서 0.8% 청구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1년에 2번 △인천공항 △김포공항 △김해공항에서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서비스가 있다. 이 외에도 △카페 △편의점 △대형마트 △병원·약국 △쇼핑 △뷰티 △대중교통 △항공사에서 1.3% 무조건 할인이 된다. 이 카드의 연회비는 국내전용 5000원, 해외겸용 1만 원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아 고객들이 카드 전월실적을 채워야 한다는 것을 큰 부담으로 받아들이면서 무조건 카드가 인기가 높은 듯 하다"고 분석했다. 

카드사들은 경영난에도 무조건 카드 판매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을 붙잡아두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무조건 카드는 카드사가 가진 마지막 고객 탈퇴 방지 수단"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을 유치하려는 수단으로 무조건 카드를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무조건 카드는 카드사들이 회원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유지하는 상품"이라며 "쉽사리 단종시키진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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