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금융 '키' 반도체…"반도체 살아야 금리도 안 올라"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06-29 16:53:19

"한미 금리 역전폭 커도 환율 안정적인 건 해외자금 유입 덕"
반도체업황 개선 기대로 해외자금 유입…역대 최고 기록

불황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가 살아나기 위한 길로 누구나 반도체업황 개선을 첫손가락에 꼽는다. 

반도체업황은 실물경제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 금리 등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3원 상승한 1317.6원을 나타냈다. 1400원 선을 넘나들던 작년 하반기와 달리 최근 환율은 120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 초반을 오가며 안정적인 흐름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한미 금리 역전폭이 최대로 벌어졌음에도 오히려 작년 하반기보다 환율이 안정적인 점에 대해 "외국인 투자금 유입 덕"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국내 증권 투자자금이 114억3000만 달러(약 14조8590억 원) 순유입돼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1~5월 누적 순유입 금액은 총 145억9000만 달러(약 18조9670억 원)로 지난해 연간 순유입 규모(56억3000만 달러·약 7조3190억 원)를 훌쩍 넘었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자금이 국내 외환시장에 유입될수록 달러화 가치가 내려가 환율에 하방 압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권시장에 해외자금 유입이 활발한 데는 하반기 반도체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금 반도체업황은 좋지 않지만 하반기에 나아질 거란 기대감이 증시에 선반영됐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원화채권도 적극 매수 중"이라며 "반도체업황이 조금씩 나아질 거라는, 한국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업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깊은 터널 속을 헤매는 중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본격 감산에 돌입하면서 조금씩 출구가 보이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라며 "앞으로 반도체기업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되던 메모리반도체 가격 내림세가 이달 들어 멈춘 양상이다. 이달 들어 DDR4 3200 D램 개당 가격은 3.0달러대, DDR4 8Gb는 1.5달러대에서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하락세가 멈춤에 따라 향후 가격 반등이 기대된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 부회장은 "상반기 메모리반도체 감산 효과가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라며 "4분기부터 반도체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부회장은 반도체업황 개선 덕에 상반기 283억 달러인 무역 적자가 하반기에 12억 달러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반도체업황이 개선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주에도 외국인 투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자금 유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인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한미 금리 역전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환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도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다면 우리가 따라 올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이 미국보다 경기는 부진하고 물가상승률은 낮다"며 "연준이 인상한다고 해서 한은이 따라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금리 역전을 너무 오래 유지하는 건 위험하다"며 "연준이 추가 인상하면 한은도 따라가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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