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 "韓 스토리텔링 강점…ISP와는 협업"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3-06-22 15:16:58

시종일관 '한국 콘텐츠의 힘'과 '가능성' 강조
강점으로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 지목
"미래 창작자에 대한 투자와 교육도 지속"
계정공유와 망 사용료 이슈는 원칙만 언급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콘텐츠의 힘'과 글로벌 시장을 향한 '무한한 가능성'을 강조하며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재차 확인했다.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서랜도스 CEO는 22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에서 "한국 콘텐츠의 잠재력을 생각하면 지금까지 투자는 시작에 불과한 겉핥기였다"면서 "중요한 파트너로서 한국 생태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 책임자(CEO)가 22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넷플릭스 제공]

그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한국 드라마·영화·예능 등 'K-콘텐츠'에 4년간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서랜도스 CEO는 이날 간담회에서 "앞으로의 투자 계획은 지금까지 진행한 금액의 2배"라며 "이는 한국의 콘텐츠와 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려서 TV를 시청하며 시간을 보냈고 10대에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일하며 꿈을 키웠다"고 자신을 소개한 서랜도스 CEO는 "일하면서 사람들의 취향과 감성, 언어 선호 경향을 만족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2016년 런칭 때부터 넷플릭스는 훌륭한 스토리는 어디서나 사랑받는다는 믿음이 있었다"면서 "한국은 그 믿음을 입증한 곳"이라고 했다.

▲ 테드 서랜도스 CEO(왼쪽)가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에서 웨스트월드의 손승현 대표와 함께 VFX 기술을 직접 시연하고 있다. [사진=김윤경 기자]

서랜도스 CEO는  "한국은 대단한 스토리텔링의 힘을 가진 나라"라고도 극찬했다. 또 '오징어 게임'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예로 들며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를 한국 콘텐츠의 강점으로 지목했다.

그는 "넷플릭스 시청자의 65%가 최소 1개의 K-콘텐츠를 시청했고 지난 4년 간 K-콘텐츠 시청은 6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콘텐츠는 정해진 공식이 없이 예측 불가능하고 자율성도 보장된 것 같다"면서 "상업적, 창의성 측면에서도 굉장한 퀄리티가 있다"고 호평했다.

콘텐츠가 미치는 산업적 효과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오징어 게임 성공 후 초록색 운동복과 반즈 운동화의 인기가 이를 입증한다"며 그는 "한국 콘텐츠는 스토리에 역사와 패션, 음식 등 문화를 함께 가져간다"고 분석했다.

▲ 간담회 참석자들이 '한국 콘텐츠의 내일을 위해'라는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 임승용 용필름 대표, 김지연 퍼스트맨스튜디오 대표,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김수아 시작컴퍼니 대표. [넷플릭스 제공]

서랜도스 CEO는 이날 신인 창작자에 대한 존중과 미래 창작자들에 대한 투자도 언급했다. 

그는 전날 진행한 박찬욱 감독과 미래 영화인들과의 간담회를 얘기하며 "젊은 창작자들이 경력을 쌓고 배울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넷플릭스가 투자한 한국 콘텐츠 다섯 편 중 한 편이 신예 작가나 감독의 데뷔작"이라며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차세대 한국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랜도스 CEO는 "넷플릭스의 투자는 콘텐츠의 투자는 물론 창작과 교육, 카메라의 앞 뒤 모든 분야에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이 VFX 기술과 작품 제작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왼쪽부터) 이성규 넷플릭스 한국 및 동남아시아, 대만 프로덕션 총괄 시니어 디렉터,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 손승현 웨스트월드 대표, 홍성환 스캔라인VFX아이라인스튜디오 코리아 지사장.

이날 행사는 '한국 콘텐츠의 내일을 위해'라는 주제로 국내 제작 및 VFX 파트너들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랜도스 CEO를 비롯, 넷플릭스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부사장과 이성규 한국 및 동남아·대만 프로덕션 총괄 부사장, 용필름 임승용 대표, 퍼스트맨스튜디오 김지연 대표, 클라이맥스스튜디오 변승민 대표, 시작컴퍼니 김수아 대표, 웨스트월드 손승현 대표, 스캔라인VFX아이라인스튜디오 코리아 홍성환 지사장이 자리에 함께 했다.

참석자들은 넷플릭스의 과감한 투자 결정과 콘텐츠 제작 지원, 창작자 존중, 제작 환경의 우수성에 대해 호평을 쏟아냈다. 특히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진출이 창작자와 제작자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고집하는 수익 분배 방식과 사전 제작 시스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사전제작이 작품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좋지만 작품의 흥행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약이 이뤄져 사후 보상과 수익 분배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웨스트월드 손승현 대표는 "8개월 정도의 촬영 전 준비 시간과 사전제작 방식이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고 원활한 작업을 가능하도록 한다"며 사전제작을 좋게 평가했다.

이와 달리 '오징어게임'을 제작한 김지연 대표와 'D.P'(디피)와 '지옥' 제작자인 변승민 대표는 "작품의 흥행 여부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데 사전제작 시스템이라 수익분배에 고민이 많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흥행 여부에 따른 적절한 보상"과 "PPL(작품 속 광고)에 대한 부분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테드 서랜도스 CEO는 "창작자와 제작자가 충분한 보상 받을 수 있도록 협상한다"는 원칙과 "시장 최고 수준으로 보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시즌1의 성공 보상을 시즌2 제작에 반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망사용료 이슈는 '협업' 원칙만 재확인

넷플릭스는 이날 한국 콘텐츠와 창작자 협업에 대한 이야기에만 집중했다. 새로운 계정공유 방식에 대해 "글로벌하게 지속할 예정이나 오늘 말할 것은 없다. 기대해 달라"고 일축했다.

망사용료 분쟁 이슈에 대해서도 '창작자와 인터넷 망 사업자(ISP)간 협업' 원칙과 지난 2월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의 인터넷 시설 투자 발표만을 얘기하는 데 그쳤다.

서랜도스 CEO는 "창작사와 ISP들이 최대한 좋은 프로젝트를 내도록 협업해야 한다"면서 "넷플릭스는 ISP를 위해 10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고, 이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렉 피터스 CEO는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 2023'에서 "넷플릭스의 파트너십은 '망'으로 이어진다"며 "넷플릭스는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자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인 '오픈커넥트'를 만들었고 이를 ISP에게 무상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175개국의 6000여 곳에 위치한 1만8000여 대의 서버가 오픈커넥트의 일부로 연결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