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디프랜드 오너 일가·임원 직무발명보상금 '수혜' 논란
서창완
seogiza@kpinews.kr | 2023-06-20 09:59:22
오너 일가 2명이 30억 챙겨…나머지는 임원 등에게
2019년 세무조사…내부서류에 '추징액 26억 기록'
세무사 "국세청, 직무발명 적용안된다 확인해 추징"
회사 "규정 준수…외부감사 등 모두 적법하게 처리"
헬스케어 기기 전문 기업 바디프랜드는 2015년과 2016년 2년에 걸쳐 '직무발명보상금' 명목으로 총 61억8900 여만 원을 지급했다. 2015년 1월과 12월, 2016년 12월 세 차례 이사회가 열려 대상자와 액수를 결정했다.
직무발명보상금은 회사 임직원이 발명한 특허나 기술 등을 회사가 넘겨받는 조건으로 지급하는 대가 형식의 돈이다. 2016년까지 비과세 대상이었다.
UPI뉴스는 바디프랜드가 2018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장심사를 주관한 모 증권사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직무발명보상금 관련 자료를 입수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사회는 직무발명보상금 지급 대상 특허를 8건으로 정했다. △수면활동을 유도 촉진 △설치용 제품에 대한 렌탈 △안마의자 본체가 슬라이딩 등이 특허명이다.
해당 특허 기술은 '오너' 일가와 고위 임원 등 5명이 갖고 있었다. 이들이 61억이라는 거액을 나눠 가진 것이다.
바디프랜드 창업주 조 모 전 회장과 강 모 이사(영업총괄본부장)가 각각 15억3200만 원, 15억1420만 원을 챙겼다. 두 사람은 장모와 사위 사이로 대주주다. 오너 일가에게 직무발명보상금 절반이 돌아갔다.
임원인 최 모 전무는 26억8765만5000원, 나머지 2명의 이사는 4억5526만 원을 받았다.
UPI뉴스는 회사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내부 자료도 입수했다. 증권사 자료와는 보상금 총액 차이가 5000원밖에 나지 않는다.
내부 자료에는 임원 13명이 직무발명보상금을 받았다고 적혀 있다. 증권사 자료보다 대상자가 2배 이상 많다. 그러나 조 전 회장과 강 이사에게 지급된 금액은 증권사 자료 액수와 같다. 두 사람 외의 분배 몫은 대상자가 늘어난 만큼 준 것으로 보인다.
바디프랜드는 IPO 준비 이듬해인 2019년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서울지방국세청 최정예인 조사4국이 투입돼 그해 4월부터 몇달 간 진행했다.
UPI뉴스는 바디프랜드가 국세청 세무조사로 추징당한 세금 액수를 기록해 놓은 것으로 보이는 서류를 입수했다. 이 서류에는 2019년 7~9월 납부된 지방소득세 등과 미납된 법인세, 개인소득세 등이 기재돼 있다.
자료에 따르면 2019년 9월 과세당국은 2015, 2016년 지급액에 대해 26억3407만원을 추징액으로 부과했다. 개인소득세 23억9461만 원과 지방소득세 2억3946만 원을 합친 금액이다.
추징액 26억3407만 원은 임원 13명의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해 과세표준에 따라 소득세를 계산했을 때 합계인 26억2431만 원에 근접한 수치다. 즉 국세청이 세무조사 후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해 거액의 세금을 물린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세무당국은 왜 비과세 대상에 과세를 한 것일까.
익명을 요구한 A 세무사는 22일 "바디프랜드가 직무발명보상금이 아닌데, 직무발명보상금이라고 가장하고 지급했다는 점을 국세청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과세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직원 기술 연구를 회사가 정당하게 보상토록 하기 위해 마련된 직무발명보상금 제도는 관련 법이 시행된 1980년부터 2016년까지 비과세 대상이었다.
하지만 법 취지에 어긋나게 탈세 목적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17년부터 과세가 이뤄졌다. 비과세 한도(300만원) 이상의 금액에 대해선 근로소득으로 간주돼 소득세가 매겨졌다.
바디프랜드 오너 일가와 임원들이 직무발명보상금을 받은 시점은 비과세 규정이 폐지되기 1·2년 전이다. 장모와 사위는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10억 원 초과소득세 과세 비율이 45%인 점을 감안할 때 각각 6억8000만 원 이상씩을 세금으로 냈어야 했다. "회사가 대주주에게 세금 한푼 안 내는 두둑한 보너스를 안겼다"는 지적이 나올 만한 대목이다.
바디프랜드가 2018년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은 논란이 됐다. 심사를 주관한 증권사는 △상표권 양수도 거래 △상해제조법인·상해판매법인·미국법인 등과의 매출매입거래의 건과 함께 이 사안을 '이해관계인과의 거래'로 규정했다.
A 세무사는 "바디프랜드 창업주와 임원들이 법 개정 직전 직무발명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한도 없는 비과세를 이용해 당시에는 중소법인들도 소득을 대주주 등에게 넘긴 케이스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특허 소유자가 어떤 기여를 했는지 확인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회사가 제대로 입증하지 못해 비과세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슷한 시기 국세청이 직무발명보상금과 관련해 기업의 대표들에게 소득세를 징수한 사례는 많다. 중소기업인 H, R 회사 등은 바디프랜드와 마찬가지로 법 개정 전인 2015, 2016년 회사 대표이사 등에게 직무발명보상금을 지급했지만 추후 세무조사에서 걸려 추징당했다.
"직무발명보상금을 가장하여 법인자금을 부당하게 사외유출 하였기에 상여 처분한다." 법원 판결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과세당국 논리였다.
불복한 기업들이 소송을 통해 "실질적 발명자가 특허를 등록한 대표이사"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특허법에 따라 발명자가 되려면 기본적인 과제와 아이디어 제공, 연구자 관리나 자금·설비 제공 등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적시했다.
발명자임을 인정받으려면 단순히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안을 제시·보완하거나, 실험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등 실질적인 기여가 있어야 한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UPI뉴스는 직무발명보상금 지급을 결정한 이사회 상황과 어떤 임원들이 참석했는지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바디프랜드 측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돼 밝힐 수 없다"고만 했다.
바디프랜드는 직무발명보상금 논란과 관련해 "해당 보상금은 이사회 결의 등 규정을 준수했고 국세청, 외부 회계감사 등도 모두 적법하게 처리 완료됐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과세 이후인 2020년 바디프랜드 임원진 연봉은 크게 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에는 한 명도 없던 연봉 5억 원 이상 임원이 2020년 6명으로 늘어났다.
경영총괄인 박모 대표는 5억4520만 원, 강 이사는 7억1640만 원이었다. 전년도 연봉을 공개기준에 따라 5억원 미만인 4억9999만 원으로 잡아도 박 대표는 9%, 강 이사는 43.3% 뛰었다. 2020년 사업보고서에 등장한 연봉 5억 원 이상 임원 6명 중 5명이 직무발명보상금 수혜자다.
같은 기간 직원 평균 연봉은 4141만 원에서 4186만 원으로 45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인상률로 치면 0.1%다.
바디프랜드는 UPI뉴스가 직무발명보상금 관련 입장을 요구한 지 일주일만인 지난 8일 '직무발명보상규정 개정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사내에 전파했다. 회사는 "이번 이사회를 통해 직무발명보상규정 개정안이 마련됐고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직원 B씨는 "처음 보는 규정이 그룹웨어에 올라왔는데, 아마 이전에 있었더라도 전체 직원이 알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며 "만약 있었다해도 일반 직원에게는 공개하지 않고 일부 임원만 규정집을 갖고 있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디프랜드는 "해당 규정은 직무발명보상금 지급 전부터 있었고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직무발명보상금이) 지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8일 공지된 '주식회사 바디프랜드 직무발명보상규정'에 따르면 특허 출원과 등록 보상금은 각각 50만 원, 100만 원이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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