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J라이브시티, 사업기한 연장 요청…지체보상금 부담 덜까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3-06-09 14:46:31

고양시에 K-컬처밸리 초대형 '아레나' 건설사업
경기도 "탕감요청 받아"…업계 "500~600억" 추정
CJ "탕감이 아니라 완공기한 연장을 부탁한 것"
완공시기, 내년으로 연기됐는데 4월 공사 중단
내년 완공 물 건너가…모회사 자금 사정 어려워

CJ라이브시티가 경기도 고양시에 진행중인 1조8000억 원 짜리 K-컬처밸리 사업이 지연되면서 경기도에 물어야할 '지체보상금'을 전부 또는 일부 깎아달라고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CJ라이브시티는 CJ ENM의 자회사다. CJ ENM이 지분 90%를 갖고 있다. 

▲ 한화건설이 시공하는 경기도 고양시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조감도. [한화건설 제공]

경기도청 관계자는 13일 "그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다"며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긴 힘들다"고 밝혔다. "CJ측이 원하는 탕감액은 500억~600억 원"이라는 얘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킨텍스 인근에 문화 공연 복합시설인 CJ라이브시티를 건설하는 이 사업은 당초 2020년 하반기 완공이 목표였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그동안 국내 언론들은 이 시설을 가리켜 수십년 간 문화공연 사업에 공을 쏟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꿈'이라고 평가해왔다.   

CJ그룹은 지난 2015년 경기도가 공모한 K컬처밸리 사업에 단독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듬해 1월 CJ ENM은 자회사로 CJ라이브시티를 세우고 6개월 뒤 부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계약 당시엔 2020년 하반기 완공이 목표였다. 그러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019년 경기도와 CJ그룹은 사업 변경을 시도했다. 테마파크 위주의 사업부지를 초대형 전문 공연장(아레나) 중심의 복합단지로 고도화하는 것이 골자였다. 경기도는 지금의 'CJ라이브시티 아레나' 건설사업을 '승인'했다.

2021년 10월 경기도와 CJ그룹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까지 열렸다. 사업이 변경되면서 완공 시기는 2024년 6월말로 또 늦춰졌다.

CJ라이브시티 아레나는 음악, 영화, 드라마, 예능 등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를 세계인이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첫 'K-콘텐츠 경험형 복합단지'를 지향하고 있다. 2만석의 실내 좌석과 4만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야외 공간을 갖춘 초대형 시설이다. 한화건설이 2021년 10월 공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CJ라이브시티가 지난 4월 중순부터 한화건설과의 공사비 재산정을 이유로 공사 일시 중단을 선언하면서 제 때 완공은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금리 상승 등으로 비용이 증가한 탓에 한화건설은 공사비를 올려 달라는 입장이다.

CJ그룹은 공식적으로 "내년 말 완공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2024년은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3월 말 기준 공정률은 17%에 불과하다.

쟁점은 지체보상금 부과 여부다. 경기도와 CJ그룹은 "완공 후 부과 금액을 따져보겠다"고 말한다.

▲ 지난 2021년 10월27일 당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가운데)과 이재준 고양시장(오른쪽 다섯번째), 강호성 CJ ENM 사장(왼쪽 다섯번째) 등이 경기 고양시 장항동 사업부지에서 열린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착공식 및 사업비전 선포식에서 기념 시삽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제는 부과 기준시점과 관련해 양측 의견이 다르다는 점이다. 경기도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당초 2020년 12월 사업 완공을 목표로 CJ와 계약한 만큼 부과시점이 이때부터라는 데는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CJ는 "2024년 6월이 지체보상금 부과 기준시점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테마파크에서 아레나 중심으로 사업계획이 바뀐 시점이 애초 완공 목표 시점(2020년 말)을 넘어선 만큼 '새로운' 사업계획에 근거해 지체보상금 부과 시점을 잡아야한다는 논리다. CJ라이브시티는 2020년 말을 기준으로 지체보상금이 부과될 경우 막대한 돈을 경기도에 내야한다.

CJ라이브시티가 과연 사업을 끝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모회사인 CJ ENM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다. CJ그룹 부인에도 CJ라이브시티 매각설이 수그러들지 않는 배경이다.

CJ라이브시티가 지난달 19일 750억 원 규모로 기업어음증권(일반CP)를 발행한 것은 자금난 타개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CJ ENM 1분기 매출(연결기준)은 9490억 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50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라이브시티 관계자는 "해당 업종의 특성상 완공까지 수입을 거두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해외 자금 조달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체보상금 탕감을 요청한 사실이 없고 최초 계약 시 2020년 말이었던 사업기한 연장을 부탁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업기한은 사실상 지체보상금 부과 기준시점과 맞물린 것이어서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기한이 연장되면 부과되는 지체보상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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