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탄값, 작년의 절반인데…시멘트값 2년새 4차례 인상
박정식
pjs@kpinews.kr | 2023-06-01 12:13:12
건설·레미콘업계 "유연탄값 하락세, 상쇄 충분"
시멘트업계 맏형 격인 쌍용C&E가 시멘트 가격 인상 계획을 밝히자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1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제조사 쌍용C&E가 7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1종벌크시멘트는 1t당 11만9600원으로, 슬래그시멘트는 1t당 10만9300원으로 각각 인상하겠다는 공급 계획을 최근 수요 업체들에게 통보했다. 기존 공급가격 대비 약 14.1% 올린 것이다.
쌍용C&E가 밝힌 가격 인상 주 요인은 △전기 요금 인상 △탄소배출 규제에 따른 시설 개선 투자 △불안정한 환율 부담이다.
시멘트업계에선 전기요금이 시멘트 제조원가의 20~30%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시멘트 제조의 주요 과정 중 하나인 소성로(재료를 열처리하는 불가마)를 24시간 동안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16일부터 한국전력공사는 전기요금을 1kWh(킬로와트)당 8원, 한국가스공사는 가스요금을 1MJ(메가줄)당 1.04원 각각 인상했다.
쌍용C&E는 시설 개선 투자에 대해선 "정부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유해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생산 설비 개선 비용을 투입하게 돼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6개 시멘트 제조사들도 이번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경우 시멘트업계는 최근 2년 동안 네 차례나 가격 인상을 강행하는 것이 된다.
시멘트업계는 그동안 원재료 단가 급등, 생산비용 증가, 물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시멘트 가격을 올려왔다. 2021년 7월 5%, 지난해 2월 17∼19%, 같은해 9월 12~15% 수준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시멘트 제조사들의 공급가격은 지난해 가을부터 1t당 10만원 선을 넘기 시작했다.
시멘트업계의 가격 인상안 검토는 올해 초부터다. 한국전력은 지난 1월 '한국전력공사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밝히면서 전기요금 인상안(1kWh당 13.1원)을 꺼내 들었다. 시멘트업계는 이를 빌미로 가격을 올린 지 반년도 안된 시점에 가격 인상을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앞으로 시멘트업계와 건설·레미콘업계 간 충돌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제조사에 원가 공개를 요구하자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건설·레미콘업계는 "시멘트 생산 연료인 유연탄 가격이 하락세여서 상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데도 전기요금 인상을 이유로 시멘트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레미콘업체들은 시멘트업계의 지난해 가을 가격 인상분을 2, 3개월 뒤늦게 레미콘 공급가격에 반영했다. 이 때문에 이후 건설업계와의 가격 협상에서 일부 손실을 감수해 내부적으로 불만이 쌓여 있는 상황이다.
유연탄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연탄은 통상 산업용·발전용 연료탄과 제철용·화학용 원료탄으로 구분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연료탄 가격은 4월 2주차 기준 1t당 200달러 정도에서 5월 4주차 1t당 148달러 수준으로 7주 연속 하락세다. 원료탄도 4월 2주차 1t당 282달러에서 5월 4주차 1t당 222달러 수준으로 하락 추세다. 최근 중국의 경기 부진 여파로 석탄 수요가 둔화하고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연료탄 하방 압력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유연탄 시세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지난해 5월 4주차 기준 연료탄은 1t당 377달러, 원료탄은 1t당 492달러였다. 당시에도 유연탄 시세는 공급 확대로 하락세를 보였다. 인도 정부가 전력난과 재고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석탄을 증산하고 신규 광산을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앞으로 시멘트업계와의 가격 협상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까진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 간 이뤄진 가격협상 결과를 기준으로 시멘트 공급단가를 협의해왔다. 이런 체제를 바꿔 시멘트제조사와의 협상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의 의견을 모아 시멘트 단가 인하를 협의하려 한다"며 "이번 가격인상의 요인이 된 전기요금이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제조 원가 공개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정식 기자 pj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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