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선이 유통 본업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5-25 11:20:26
거짓할인 등 눈속임 상술, 전자상거래 앱당 평균 2.7개
경영 경력 짧은 金, 신사업보다 본업서 실력 보여줘야
한화갤러리아가 눈속임 상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배송비가 부과되는 상품을 판매하면서 '무료 배송'이라고 표기해 소비자의 혼동을 일으켜 공정위로부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고 처분을 받은 것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를 통해 '1인 소파 스툴 세트'를 판매하면서 배송정보란에 '무료 배송'이라고 표시했다. 그러나 상품명과 상품 정보가 담긴 상세 페이지에서는 '착불 배송', '지역별 배송비 차등 부과'라고 기재돼 있었다. 결과적으로 무료 배송을 믿은 소비자에게 혼동을 일으킨 것이다.
공정위는 배송비 정보는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이를 적절히 알리지 않은 것은 전자상거래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조사과정에서 한화갤러리아가 자진해서 시정한 점을 고려해 경고 처분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자사 온라인 몰에는 배송비 정보가 제대로 고지돼 있었지만, 제휴 몰인 11번가와 연동되는 과정에서 시스템상의 문제가 발생해 무료 배송이라는 문구만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제휴 몰인 11번가에 대한 확인 작업이 미흡했음은 인정했다.
거짓 할인 등 눈속임 상술 광범위하게 확산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속이기 위해 설계된 '다크 패턴',소위 눈속임 상술이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러 가지 형태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근 명품 플랫폼 발란에서 문제가 됐던 '거짓 할인'이다. 유명 브랜드의 운동화를 30만 원대에 판매한다는 광고를 클릭하면 특정 치수에 대해서만 할인 가격이 적용되고 나머지 다른 치수의 상품은 2배 이상 가격에 판매했다.
또 가족사진이 무료라고 해서 응모했더니 막상 촬영이 끝난 뒤 '인화 비용'으로 정상적인 촬영 가격 이상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이 밖에도 호텔 예약을 위해 플랫폼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가격을 발견하고 클릭하면 '세금과 봉사료'라는 명목으로 당초 가격보다 비싼 가격을 제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온라인 거래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눈속임 상술을 한 번 이상은 접하거나 피해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공정위, 눈속임 상술 유형별로 분류해 제재 방안 마련 착수
이처럼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비합리적 지출을 유도하는 눈속임 상술은 온라인 거래에 이미 널리 퍼져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1년 조사한 것을 보면 국내 100개 전자상거래 앱에서 가운데 97곳에서 눈속임 상술이 발견됐고 전체 눈속임 상술의 숫자는 268개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 앱에는 평균 2.7개의 눈속임 상술이 있다는 얘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눈속임 상술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불만이 고조되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눈속임 상술을 유형별로 분류해 제재 대상이 될 특정 행위를 규정해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거짓 할인처럼 소비자를 오도하거나 무료 배송비로 유인한 뒤 실제로는 배송비를 부과하는 행위, 또 반복적으로 알람을 보내 소비자를 압박하는 행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갤러리아 김동선 본부장, 유통 본업의 중요성 잊지 말아야
공정위의 이러한 대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한화갤러리아의 '무료 배송' 눈속임 상술은 여러모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시스템상의 오류였다는 회사 측의 변명을 받아들이더라도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서도 가장 고급을 지향한다는 한화갤러리아에서 눈속임 상술이 발견된 것은, 이제 어느 전자상거래도 믿을 수 없다는 불안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한화갤러리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본부장이 지난 3월부터 독자 경영에 나서면서 그룹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의 3대 햄버거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를 도입하고 와인 자회사를 설립해 다음 달부터는 롯데, 신세계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본부장이 와인이나 햄버거 같은 신사업에서 실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통 본업에서 실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김 본부장은 오랜 기간 승마선수로 이름을 알린 데 비해 경영 경력은 짧다는 점에 불안한 시선이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한화갤러리아가 유통 강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실수라고 하지만 이번과 같은 눈속임 상술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직 관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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