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6월 1일 디폴트 경고'에 의구심…"협상 전략일 수도"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05-24 16:44:07
공화당, 옐런 경고 의심하며 태도 '깐깐'…"6월 1일 넘길 수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연방정부 디폴트(채무불이행) 시한으로 못박은 6월 1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부채한도 협상이 거듭 실패하면서 세계적으로 공포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1년 디폴트 시한을 이틀 앞두고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됐을 때, 뉴욕증시뿐 아니라 코스피 등 글로벌 증시가 모두 폭락했다. 만약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글로벌 경제 타격은 심각할 전망이다.
다만 '6월 1일'이 정말 디폴트 시한인가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그 후에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데, 하원을 장악한 야당(공화당)을 압박하는 협상 전략으로 디폴트 카드를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공화당) 하원 의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세 번째 만남을 가졌지만, 또 협상에 실패했다.
미국 정부와 여당(민주당)이 조건 없는 부채한도 상향을 원하는 반면 매카시 의장 등 공화당은 정부 재정 지출 삭감을 조건으로 내밀고 있다. 매카시 의장은 "이미 너무 많은 돈을 썼는데, 정부와 민주당은 지출을 더 늘리려 한다"며 "내년 지출을 올해보다 줄이지 않는 한 협상 타결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은 법적으로 연방정부 부채한도가 정해져 있어 법 개정을 하지 않는 한 추가적인 국채 발행이 불가능하다. 연방정부 부채는 이미 지난 1월 법정 한도(31조4000억 달러·약 4경2000조 원)에 도달했다. 정부는 그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개설한 일반계정(TGA)을 임시로 쓰며 지금까지 재정을 운용했다.
옐런 장관은 TGA도 한계에 달했다며 6월 1일 디폴트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방정부가 디폴트에 처하면, 국채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것은 물론 공무원 월급과 사회보장급여도 지급 불능에 빠진다.
옐런 장관은 "그 경우 대공황처럼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며 "주가가 45% 폭락하고 800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증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공화당과 일부 전문가는 옐런의 경고를 협상 전략에 불과하다고 의심한다. 아직 재정이 충분히 버틸 수 있음에도 조건 없는 부채한도 상향을 이뤄내려고 위기를 과장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공화당 맷 게이츠 하원 의원은 "옐런 장관은 의회에 와서 6월 1일 디폴트 여부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코너 클라크 워싱턴대 부교수와 크리스틴 샤피로 전 법무부 법률 고문은 "6월 1일이 지나도 디폴트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는 새로운 국채를 발행해 기존 국채를 상환할 수 있다"며 "지난 2011년에도 재무부가 그 방법을 썼다"고 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4일 "연방정부에 아직 1450억 달러(약 195조 원) 규모의 연구개발 예비비가 남아 있고 6월 중순경 분기별 세금이 유입될 예정"이라며 "부채한도 협상 타결 없이도 미국 재정이 7, 8월까진 버틸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도 "조심스럽지만 실제 디폴트가 일어날 상황이 아님에도 옐런 장관이 협상 전략으로 6월 1일을 내세우고 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강 대표는 "공화당 측에서 옐런 장관의 말을 믿지 않아 6월 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부채한도 협상은 결국 타결될 것이다. 시장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옐런 장관 발언이 협상 전략인지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다만 6월 1일 전에는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채한도 협상 실패는 미국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 어떤 식으로든 절충이 이뤄질 거란 분석이다.
KPI뉴스 / 안재성·김명주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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