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의 빅데이터] 후쿠시마 괴담을 차단하는 '비단 주머니'

UPI뉴스

| 2023-05-24 12:57:49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에 2008년 '광우병 사태' 재주목
후쿠시마 감성연관어, '안전' '우려' '괴담'…광우병 '괴담' 1위
감성비율, 후쿠시마 긍정 33% 부정 63%…광우병 부정 73%
오염수 관련 리스크 측정·관리·소통으로 국민 불안감 잠재워야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이슈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빠르면 6월 초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팀이 검증한 결과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대체적으로 결과는 '방류를 해도 괜찮다'라는 내용으로 예상이 되고 있는데 발표 내용에 따른 후폭풍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원래 일본 정부는 지난 2021년 4월 13일 관계각료 회의를 열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 오염수(일본 측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공식 결정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일본 내 반대 여론이 들끓었고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까지 우려를 표시하자 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까지 확대해 나갔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과학적 검증으로 인식되는 국제원자력기구에서 '방류 가능'의 결과가 나올 경우 모든 심리적 불안감은 눈 녹듯이 사라질까.

일본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 1원전이 폭발하고 냉각수에 방사성 물질 오염수가 발생하자 그로부터 2년 후인 2013년 3월 30일에 오염수 정화처리 장치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운전 개시했었다.

일본 내부에서도 오염수 처리에 대해 방류 외에 5가지 방법을 검토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그렇지만 결국 검토 후에 2016년 6월 전문가 회의에서 '방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일본의 결정 배경에는 비용과 시간이 감안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시점에 국제원자력기구가 일본 오염수 방류 의사 결정 과정에 등장한다. 2020년 2월 26일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지지하는 발언을 했고 그다음 해인 2021년 3월 23일에는 일본의 오염수 처리에 대해 전폭적인 협력을 하기로 밝혔다고 알려진다.

그로시 사무총장 직전 사무총장은 아마노 유키야로 일본 사람이고 10년 간 국제원자력기구의 총장으로 재임했었다. 그로시 총장의 적극 협력 발언 직후에 일본 내각의 방류 결정이 나오게 된다.

빅데이터는 후쿠시마와 광우병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의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언급량을 도출해 보았다.

▲ 연관어(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 후쿠시마 vs 광우병(2023년 5월 18~23일)

후쿠시마 언급량은 4855건이고 광우병은 502건이다(그림1). 양적으로 보면 후쿠시마 언급량이 훨씬 더 많지만 2008년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던 광우병이란 용어가 재등장하고 주목받는 결과만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 되고 있다.

바닥에 깔려 있는 감정적인 영향을 살펴볼 수 있는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긍부정 감성 추이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후쿠시마와 광우병의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후쿠시마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로 '안전', '반대하다', '과학적', '우려', '괴담', '피해', '비판', '논란', '반발', '공포', '오염되다' 등이 올라왔다. 광우병에 대한 연관어로 '괴담'이 가장 비중 있게 나타났고 '오염되다', '깨끗하다', '내로남불', '비판하다', '과학적', '불안', '우려', '위기', '피해' 등으로 나왔다.

후쿠시마와 광우병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가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점은 자칫 잘못하면 괴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된다.

후쿠시마의 빅데이터 긍정 감성 비율은 33%, 부정 63%로 나타났고 광우병은 긍정 24%, 부정 73%로 나왔다(그림2). 

▲ 감성연관어&긍부정 비율(썸트렌드): 후쿠시마 vs 광우병(2023년 5월 18~23일)

후쿠시마 오염수 또는 처리수 관련 사안이 마치 광우병 괴담처럼 왜곡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떤 방법이 최선이고 비단 주머니가 될까.

첫 번째는 정확한 리스크 측정(Risk Assessment)이 필요하다. 광우병 당시에도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측정 방식이 동원되면서 괴담의 범위는 더 넓어졌었다. 유국희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처리에 대한 시찰단장으로 참가하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정확한 측정 내용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

두 번째는 포괄적인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가 필요하다. 아무리 과학적 검증과 측정이 제대로 되었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겪는 심리적 불안은 정부와 정치권에서 관리해야 하는 민감한 사안이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정치권은 어떤 역할을 했었나. 국민 갈등을 봉합하는데 앞장서기보다 갈라진 국민 정서를 더 찢어서 정치 쟁점화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잠재울지 국회 다수당과 집권 여당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마지막으로 후쿠시마 이슈가 광우병 괴담으로 변질되는 걸 막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리스크 소통(Risk Communication)이 필요하다. 광우병 사태 당시 정부의 다른 대응보다 '명박산성'(대규모 촛불집회 막기 위해 쌓았던 컨테이너 장벽)은 불통의 상징이 되었다.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를 '괴담'으로 몰아가는 우는 범해선 안된다. 정치 쟁점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노련한 제도로 처리해 나가는 '3R(리스크 측정, 관리, 소통)'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배종찬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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