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실적이 악화됐는데…부담은 소비자 몫?
황현욱
wook98@kpinews.kr | 2023-05-16 14:52:23
소비자 혜택 우수한 '혜자카드'들 사라져간다
카드사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부담이 소비자에게 쏠리는 양상이다. 카드사들은 이익 감소를 이유로 혜택이 큰 이른바 '혜자카드'를 잇따라 단종하거나 무이자 할부를 대폭 줄이고 있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분기 말까지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에서 사라진 상품은 신용카드 169건, 체크카드 41건으로 총 210건에 달한다.
올해 1분기 이후에도 혜자카드 단종은 이어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2일 '카카오뱅크 신한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해당 카드는 피킹률이 높아 한때 발급 대란을 불렀던 '신한 더모아카드' 단종 이후 대안 카드로 떠올라 '짭모아카드'라고 불렸다.
피킹률은 지출액 대비 신용카드 혜택이 얼마나 좋은지 평가하는 일종의 자가 진단 지표다. '카카오뱅크 신한카드'는 월 최대 5만 원의 캐시백 혜택을 제공했다.
오는 31일에는 '무조건 카드'로 이름을 날리던 현대카드 '제로 모바일 에디션2' 포인트형·할인형 2종이 없어진다.
이 카드는 실적과 한도 제한이 없는 카드로, 조건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0.7% 할인 혜택을, 온라인쇼핑과 배달앱에서는 1.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 발급 중단 이후에도 기존 고객은 유효기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혜자카드뿐만 아니라 무이자 할부 기간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부터 △신한카드 △삼성카드 △국민카드 등 대다수의 카드사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일제히 3개월로 줄였다. 이 같은 상황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무이자 할부 혜택 제공 기간이 줄어들고 혜자카드가 속속 끊어지는 배경에는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가 있다.
올 1분기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국민·롯데·우리·하나) 중 현대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 6곳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1667억 원에 머물렀다. △삼성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한 1455억 원 △현대카드는 7.9% 감소한 708억 원 △국민카드는 31% 감소한 820억 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카드는 40.5% 감소한 54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우리카드는 46.4% 줄어든 45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특히 하나카드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2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나 급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상승한 조달금리로 인해 카드사들의 1분기 성적은 저조했다"면서 "올해는 카드사들이 성장이나 확장이 아닌 생존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가 호황일 때는 소비자와 이익을 나누지 않더니, 불황일 때는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줄이는 방식은 고객 유출을 초래해 더 큰 손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번 떠나간 고객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낮다"며 "카드사들은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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