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영업비밀 빼돌렸다가 된통 걸린 GS그룹 삼양인터내셔날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5-16 14:26:38
세스코, 공정위 신고…"부정 경쟁 및 영업 비밀 누설"
막강한 자본만 믿고 사업확장…법·도덕적 책임져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소기업 기술탈취의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 장관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중소기업 기술에 대한 실효성 있는 보호 방안을 수립하고 소프트웨어 가치를 인정받는 시장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두터운 기술 보호 체계를 마련하고 일원화된 신고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의 이러한 다짐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으로부터 중소기업의 기술을 보호하고 업종 침해를 막는 것은 어려운 과제로 보인다. 이번에는 방역업계 중견기업인 세스코가 지난 3일 GS그룹 계열사인 삼양인터내셔날을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대한 법률' 위반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삼양인터내셔날, 채용 미끼로 영업 기밀 정보 취득
삼양인터내셔날은 2015년부터 환경사업 브랜드 휴앤케어를 설립해 방제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국내 방역 시장은 선발주자인 세스코가 시장의 80%를 차지하며 압도적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삼양인터내셔날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삼양인터내셔날이 택한 전략은 서비스의 차별화가 아니라 세스코의 핵심인력을 빼 오는 것이었다. 세스코에서 20여 년 근무하며 법인영업팀장과 영업 총괄 등을 지낸 A 씨를 데려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채용보장 각서를 써주고 세스코 내부자료를 넘겨받았다. A 씨가 넘겨준 자료는 세스코가 전국 영업망을 통해 수집한 고객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또 매출이 큰 주요 법인 고객의 리스트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렇게 취득한 자료는 삼양인터내셔날 영업 직원에게 건네져 영업에 활용됐다.
세스코, 영업비밀 유출에 따른 피해 수천억 원에 이를 듯
이 사건은 공정위 신고와 별개로 이미 경찰 수사를 통해 개인적 일탈이 아닌 채용을 미끼로 이뤄진 조직적 범죄로 드러나 지난해 12월 기소돼 정식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삼양인터내셔날의 환경사업 부문 임원 B 씨가 A 씨에게 영업조직 본부장을 제안하며 영업비밀을 가져올 것을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삼양인터내셔날과 임원 B 씨, 그리고 A 씨가 기소됐다. A 씨는 결국 삼양인터내셔날에 이직하지 못한 채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재판의 관심은 영업비밀 침해 피해액을 얼마로 추산하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방제 업종의 경쟁력은 고객에 대해 얼마나 자세한 정보를 확보하느냐에 좌우된다. 특히 법인 고객의 경우 계약을 맺으면 평균 거래 기간이 10년을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스코가 입은 손해는 막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수천억 원의 피해를 추정하고 있다.
막강한 자본 믿고 무관한 사업에 진출했다가 불법 자행
삼양인터내셔날은 GS그룹 오너일가 3세인 허광수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기업으로 지분 대부분은 오너일가 4세들이 나눠 갖고 있다. 삼양인터내셔날은 1986년 설립된 회사로 담배 도매, 윤활유사업, 건자재 유통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GS그룹에 편입된 이후 방제사업에 뛰어들었다. 막대한 자본을 믿고 기존 업종과 전혀 관계없는 방제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사업확장을 위해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재판 결과 세스코의 피해가 얼마일지에 따라 삼양인터내셔날도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또 취업이라는 미끼에 걸려든 A 씨는 직장도 잃고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법적, 도덕적 책임도 삼양인터내셔날이 짊어져야 할 부분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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