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5.7조 고강도 재무개선 추진…정승일 사장 사의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3-05-12 16:03:27

한전, 올해 1분기 영업손실 6.2조
여의도 사옥 매각 및 부장급 이상 임금 인상분 반납
정승일 사장, 전기요금 인상 절박성 호소하며 사의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사상 초유의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5조7000억 원 규모의 재무 개선을 추진한다. 

정승일 사장은 12일 자구안 발표와 함께 전기 요금 인상의 절박성을 호소한 후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6월 취임한 정 사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였다.

▲ 한국전력 나주 사옥 전경 [한전 제공]

정 사장은 정부와 여권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정부와 여권은 전기요금 추가 인상 조건으로 고강도 자구안과 퇴진을 요구해 왔다. 적자 누적에 따른 경영 부실이 이유였다.

한전의 지난 2년간 누적 적자는 38조원에 달한다. 이날 발표한 한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1조 5940억원이며 영업손실은 6조 1776억 원이었다.

"전기요금 적기 인상 불가피…깊은 이해 부탁"

정 사장은 이날 '전기요금 정상화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전기요금 적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간곡히 부탁"했다.

정 사장은 "전기요금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부담을 드리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자구노력 및 경영혁신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요금 정상화는 한전이 경영정상화로 가는 길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력 판매가격이 전력 구입가격에 현저히 미달"하는 점을 들어 "전력의 안정적 공급 차질과 한전채 발행 증가로 인한 금융시장 왜곡, 에너지산업 생태계 불안 등 국가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을 요금인상의 이유로 들었다.

정 사장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전기에는 한전 임직원들의 땀방울이 녹아 있음"을 기억해 달라고 부탁하고 "사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 정승일 한전 사장이 나주 본사에서 개최된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에서 재무개선에 경영진 및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하고 있다. [한전 제공]

한전이 이날 발표한 자구안에는 서울 여의도 사옥 매각과 부장급 이상 임직원의 올해 임금 인상분 전액 반납 등이 담겨 있다.

한전은 부장급 이상 직원은 올해 임금 인상분을, 차장급 이상은 임금 인상분의 50%를 반납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경영평가 결과가 확정되는 6월께 임원급 이상은 전액, 부장급 직원은 50% 반납할 계획이다.

한전은 임금 반납과 관련, 노동조합에도 공식으로 동참을 요청했다.

여의도 사옥 매각…인력 채용도 최소화

한전은 자구안에 따라 여의도 소재 남서울본부의 부동산을 매각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전은 남서울본부 건물에 변전 시설이 있어 매각이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정부와 여당의 압박에 밀려 부동산 매각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더불어 강남 핵심 교통 요충지에 입지한 한전 아트센터와 10개 사옥은 임대를 추진하며 추가적인 임대자산도 지속 발굴한다는 계획.

또 지역사업소를 통합·조정하고 조직·인력 체계를 개편해 비용 효율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한전은 자체 조직·인력 효율화 계획('22. 8)에 의거 올해 1월 업무통합과 조정 등으로 에너지 공기업 최대 규모인 496명의 정원을 감축한 데 이어 인력 채용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전력수요 증가와 에너지 신산업 확대 등에 따른 필수 증가 소요인력 1600여 명을 업무 디지털화와 사업소 재편, 업무 광역화 등으로 재배치하고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일하는 방식의 디지털화를 확대해 약 210명의 기존 인력을 신규 원전 수주·에너지 효율개선 사업 등 미래성장 분야로 재배치한다.

한전은 정부와 협의를 통해 전력시장제도를 추가로 개선하고 영업비용의 90%를 차지하는 구입전력비를 최대한 절감(2.8조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전기요금 인상 임박…당정 조율 예고

이날 한전은 올해 1분기 6조원177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전의 1분기 매출액은 21조 5940억원으로 영업비용 27조 7716억원, 영업손실 6조 1776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이 1조 6093억원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은 요금조정 등으로 5조 1299억원 증가했고 영업비용은 연료비·전력구입비 증가 등으로 3조 5206억원 증가했다.

한전이 자구안을 발표하고 정 사장이 퇴진함에 따라 전기 요금 인상도 단행될 전망이다. 

정부 여당은 오는 14일과 15일 당정협의회에서 올 2분기(4~6월) 전기·가스요금 인상 문제를 비롯한 주요 현안에 대해 조율할 예정이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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