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활동 빙자 지하조직 결성해 간첩활동한 민노총 간부 4명 구속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3-05-10 14:03:46
캄보디아 중국서 北 공작원 직접 만나 지령 받기도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도 전달
민주노총 간부들이 합법적 노조활동을 빙자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고 북한의 지령에 따라 국내에 지하조직을 만들어 활동해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수원지법 공공수사부(정원두 부장검사)는 10일 국가보안법 위반(간첩·특수잠입 및 탈출·회합 및 통신·편의제공) 등 혐의로 전 민노총 조직쟁의국장 A(52) 씨와 전 민노총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 B(48) 씨, 전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부위원장 C(54) 씨, 전 민노총 산하 모 연맹 조직부장 D(51) 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90건의 북한 지령문과 24건의 대북 보고문, 북한으로부터 받은 암호자재(암호화 프로그램인 스테가노그래피 및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파일이 저장된 매체)인 SD카드를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2017년 9월 캄보디아와 2018년 9월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선하고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02회에 걸쳐 북한 지령문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또 북한 지령에 따라 민노총 위원장 선거 후보별 계파 및 성향, 평택 미군기지·오산 공군기지 시설·군사 장비 등 사진을 수집하고 민주노총 내부 통신망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이 기재된 대북 보고문을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B 씨는 A 씨와 마찬가지로 2017년 9월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들을 만나 지령을 받았으며, 이듬해인 2018년 4월 강원지역 조직 결성에 대한 지령을 받아 조직 결성 활동을 한 혐의다.
C 씨와 D 씨도 2017년 및 2019년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각각 북한 공작원들을 만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북측은 A씨 등 민노총 간부에게 주요 사회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물리적·폭력적 수단을 동원해 선동과 투쟁을 전개하라고도 주문했다.
2019년 2월 촛불 시위 진행을 지시했고 같은 해 4월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시 계란 투척과 화형식, 성조기 찢기 등의 방법을 연구해 실천하라고 명령했다.
2021년 5월과 7월 지령문에는 특정 보수 언론매체를 가짜뉴스 전파 소굴로 간주하는 서명운동과 구독 거부, 시청거부 운동 등을 전개하는 등 신문사 폐간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하라고도 했다.
A 씨 등은 북한의 지령에 따라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등이 받은 북한의 지령문에는 "우리는 지사장이 총회장님(김정은)을 받들어 통일변혁운동의 한길을 변함없이 끝까지 걸어가리라고 굳게 확신하고 있으며 20여년 동안 우리 서로 만나 굳게 손잡고 뜨겁게 포옹하며 밤새도록 따뜻한 동지, 혈육의 정을 나누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던 나날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이후 민노총 간부는 "반전평화운동과 미군기지철거투쟁 등 통일사업은 대외협력실의 통일국과 매번 협의하고 있으며, 교육사업은 교육원과 기획실의 부서장들과 공식 비공식 협의를 진행한다"고 북한 측에 보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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