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 ITC 조건부 합의 거절...무효 심판 전략 '제동'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04-30 08:49:44
삼성, 방어 전략 수정 불가피…무효 심판 유지 사수에 총력
삼성전자가 미국 특허상표청(USPTO)과 국제무역위원회(ITC)를 오가며 벌이고 있는 넷리스트(Netlist)와의 특허 전쟁에서 중대한 전략적 변곡점을 맞이했다.
최근 USPTO이 삼성의 절차적 재심의 요청을 최종 거절함에 따라, 삼성의 '특허 무효화'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글로벌 법률 전문 매체 로360(Law360)는 29일(현지시간) "존 스콰이어스(John Squires) USPTO 국장은 삼성전자가 제출한 무효 심판(IPR) 관련 재심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삼성은 USPTO 산하 특허심판원(PTAB)이 ITC 소송과의 중복 가능성을 이유로 IPR 개시를 거절하자, 이를 구제해달라는 취지의 '조건부 합의'를 제시하며 국장 직권의 재심을 청구한 바 있다.
하지만 스콰이어스 국장은 삼성의 이러한 제안이 "IPR 절차를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는 삼성뿐만 아니라 구글, 슈퍼마이크로 등 삼성의 고객사들이 공동 피고로 묶여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스콰이어스 국장은 삼성 혼자 "ITC에서 무효 주장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더라도, 다른 피고들이 동일한 논리로 ITC 소송을 지연시킬 수 있어 행정적 낭비를 막으려는 '핀티브(Fintiv) 원칙'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핀티브 원칙'은 ITC 등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면 IPR 개시를 거절할 수 있는 규정이다.
이번 분쟁은 2025년 9월, 넷리스트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ITC에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넷리스트는 삼성의 DDR5 메모리 모듈 및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차세대 DRAM 제품이 자사의 핵심 특허 6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내 수입 금지를 강력히 요청했다.
이에 ITC는 2025년 12월 29일(사건 번호 337-TA-1472) 공식적으로 조사 개시를 결정했으며, 현재 본격적인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이다.
삼성은 그간 ITC 소송에 대응하는 동시에, PTAB에 해당 특허의 유효성을 다투는 IPR을 제기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해 왔다. 침해 여부를 따지기 전에 특허권 자체를 무력화하겠다는 계산이었으나, 이번 특허청장의 기각 결정으로 IPR이라는 방어 수단 하나를 사실상 상실하게 됐다.
결국 삼성은 USPTO의 도움 없이 ITC 소송 과정 내에서만 특허의 부당함과 비침해 논리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게 됐다.
현재 ITC 일정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위반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예비 결정'은 2027년 5월경 내려질 예정이며, 같은 해 9월경 최종 결론이 도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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