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대물림 방지해주는 '신용보험' 인기…"활성화는 갈 길 멀어" 

황현욱

wook98@kpinews.kr | 2023-05-09 15:34:23

고금리·경기 침체에 9배가량 증가
보험사가 대출 미상환액 대신 상환
"규제 탓 대출 창구서 권유 못해"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겹치고 전세사기까지 빈발하면서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할 때 보험사가 대신 상환해주는 '신용생명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용생명보험은 부채 상속을 방지함으로써 가계 재정의 안전을 도모는 물론 대출기관의 부실채권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서 가입을 권유할 수 없는 등 규제가 심해 활성화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신용생명보험 신계약 건수는 4만985건을 기록하며 2020년(4918건) 대비 9배 가량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새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맞물려 빚을 못 갚을 위기에 처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부채  미상환 위기에서 유용한 상품인 신용생명보험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생명보험은 대출자가 예기치 않은 사고로 대출 상환이 어려워졌을 때 미상환액을 보장하는 보험이다. 부채가 대물림되는 악순환을 방지하는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 

▲대출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신용생명보험은 크게 보험계약자가 대출기관인지 대출자 본인인지에 따라 단체보험과 개인보험으로 구분된다. 개인보험은 대출자가 보험계약자가 돼 보험료는 대출자가 부담한다. 반면 단체보험은 보험사가 은행 등 대출기관과 제휴해 대출기관이 보험계약자로 가입하는 형태다. 보험료도 대출기관이 부담한다.
▲개인신용보험과 단체신용보험 비교. [보험연구원 제공]

보장금액은 개인보험이 단체보험보다 더 크다. 개인 신용생명보험은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단체 신용생명보험은 현재 KB라이프생명(KB국민은행 제휴)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신한은행 제휴)이 판매하고 있다. 

신용생명보험은 국내에 출시한지 30년이나 지났지만 사회적 인식과 활용도는 낮았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부진한 데다 '빚의 대물림'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면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다만 활성화까지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현행법상 대출담당 직원은 신용생명보험에 대해 설명할 수는 있지만, 권유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설명과 권유 간 경계가 모호하다 보니 대출 창구에서는 적극적인 안내를 꺼린다. 금융사가 대출과 관련해 다른 금융상품의 계약을 강요하는 행위는 불공정영업행위가 된다.

대출 고객만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임에도 대출 창구에서는 권유를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이다.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경희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는 "신용생명보험상품을 활용해 가계부채에 내재된 잠재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신용보험에 대한 전체적인 규제와 감독방안을 정비하고 소비자 인식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생명보험은 소비자의 채무 불이행 위험 감소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및 금융 안정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가계대출 관리 및 금융 안전성 유지 측면에서 신용생명보험 상품의 활성화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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