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159억 박정희역사관…예산 6억 또 투입

서창완

seogiza@kpinews.kr | 2023-04-27 10:00:20

구미시, 전자방명록·미디어월·영상 등에 6억 예산 편성
2021년 9월 개관 후 지난해 하루 평균 245명 방문 그쳐
시민단체 "관련 시설 중복·과잉 투자… 시민 의견 들어야"
市 "159억 저렴한 예산으로 알차게 잘 지어… 보완 필요"

경북 구미시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개관한 지 채 2년도 안 돼 예산 6억원을 또 투입키로 한 것이다. 전시환경 보완과 신규 전시콘텐츠 제작이 명목이다.

예산 159억 원이 들어간 박정희역사관은 지을때부터 말들이 많았다. "누가 보러 오겠냐"는 '가성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개관이 두차례 미뤄지는 우여곡절 끝에 2021년 9월 정식 오픈이 이뤄졌다. 2017년 11월 첫 삽을 뜬 지 3년10개월 만이다.

지난해 역사관을 찾은 이용객은 8만9611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45명이 방문하는 데 그쳤다. 2021년 개관 직후(평일 200명대)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 경상북도 구미시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구미시]

지역 시민단체들은 시가 시급한 현안 대신 재정 악화가 뻔한 '전시성 행정'에 혈세를 투입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밑 빠진 독의 물 붓기 식' 예산편성이라는 주장이다.

4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구미시는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전시콘텐츠 보완 용역' 입찰을 오는 8일 실시한다. 입찰에서 업체가 선정되면 올해 말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주요 사업은 시설 보완·개선, 콘텐츠 제작·설치다. 또 유휴 공간을 활용한 전시콘텐츠 보강을 통해 '디지털 갤러리'로서의 면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보완 공사 후에도 입장객이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정희기념관 주변엔 비슷한 성격의 추모공간이 많다. 박 전 대통령 생가 공원, 민족중흥관, 숭모공원, 보릿고개 체험장,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등이다. 역사관이 손님을 끌 차별성과 경쟁력이 약한 셈이다. 건립때부터 제기돼온 지적이다.

이 때문에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장세용 구미시장은 취임 직후 해당 시설 용도 변경을 검토한 바 있다. 유품 이전과 코로나19 확산 등의 이유로 개관이 두번 연기되기도 했다. 역사관은 박 전 대통령 유품 5649점을 보관 중이다.

▲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은 2층 미디어월(왼쪽)에 3D 영상을 제작·설치하고 '가난 극복을 위해' 영상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구미시]

구미경실련 조근래 국장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새로 만든다는 건데 이미 민족중흥관이나 새마을 테마공원에도 비슷한 동영상이 나오고 있다"며 "중복·과잉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미참여연대 김영찬 사무국장도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될까 우려스럽다"며 "예산 사용에 대해 시민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3층 로비는 디지털갤러리로 꾸며질 예정이다. [구미시]

구미시가 박 전 대통령 관련 시설에 대규모 예산을 편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미시는 2018년 11월 879억 원을 들여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을 개장했다. 이 시설은 개관 2년도 안 된 2020년 8월 휴관에 들어갔고 9개월 만인 2021년 5월 재개장했다. 이 과정에서 예산 50억 원이 추가로 들어갔다. 운영 주체를 놓고 구미시는 경북도와 서로 미루기도 했다. 결국 구미시는 2020년까지, 경북도는 그 이후부터 운영권을 갖기로 합의했다.

구미시는 역사자료관 건립 예산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콘텐츠 보완을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당시에도 159억 원에 대해 저렴한 예산으로 알차게 잘 지었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사업비가 부족하다 보니 콘텐츠를 많이 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문객 요구사항과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해 보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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