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말이산고분군서 고대 '로만글라스' 출토…아라가야문화권 첫 발견

손임규 기자

kyu3009@kpinews.kr | 2023-04-26 10:26:55

2021년 75호분 발굴조사와 2022년 시굴조사 당시 유리그릇 조각 출토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2021∼2022년 수습된 고대 유리 용기 조각 2점이 고대 서역으로부터 유입된 '로만글라스'(Roman glass)로 확인됐다.

▲ 함안 말이산 75호분 주변에서 수습된 유리 용기 앞부분 모습 [함안군 제공]

아라가야 문화권에서 '로만글라스'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가야문화권에서는 합천 옥전고분군 M1호분과 김해 대성동고분군 91호분에 이어 3번째다. 그간 '로만글라스'는 주로 경주를 중심으로 한 신라고분에서 발견돼 왔다.

앞서 함안군과 경남연구원이 지난 2021년 발굴조사한 말이산 75호분에서는 5세기 무렵 중국 남조(南朝)에서 제작된 연꽃무늬 청자그릇 1점이 출토됐는데, 그 주변에서 둥글게 말린 장식이 달린 감청색 유리 조각이 수습됐다. 이와 함께 2022년 말이산고분군 북쪽지역 시굴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유리 조각이 1점 출토됐다. 

이러한 유리조각은 기존 경주의 금관총과 사천왕사지, 김해 대성동고분군에서 출토된 것으로, 함안군과 경남연구원에서는 자연과학적 분석을 위해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 이들 유리 조각은 칼슘(라임)의 함량이 높고 알루미나 함량이 낮은 '로만글라스'(일명 소다-라임 유리)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로만글라스'는 소다 원료를 기준으로 크게 로마유리(Roman glass) 또는 사사니아유리(Sasanian glass)로 구분돼 왔으나, 이번 발견 유리의 경우 기존의 두 분류 범주 사이에 해당하는 제3의 범주로 분류됐다.

또한 로만글라스 형태의 유리 용기 조각이 함안·김해 등 영남권역에서만 발견되는 점을 볼 때, 제작지와 제작 원료가 다양한 로만글라스가 고대에 한반도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유통된 것으로 가야문화재연구소는 판단했다.

함안군 관계자는 "이번 분석과 연구를 통해 5~6세기 한반도에 유입된 로만글라스에 대한 보다 폭넓고 세밀한 연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며 "말이산고분군 출토 연꽃무늬 청자그릇과 더불어 아라가야의 대외교역과 교류양상에 대한 조사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말이산고분군 등에서 출토된 유리조각에 대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의 과학적 분석결과는 오는 29일 한국문화재보존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 말이산 75호분 배치도 [함안군 제공]

KPI뉴스 / 손임규 기자 kyu3009@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