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화' 카드사들, 해외로 눈 돌린다
황현욱
wook98@kpinews.kr | 2023-04-17 11:02:28
"소액대출 수요 많은 동남아 등 적극 개척해야"
카드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금리, 수수료 등에 금융당국 규제가 강해 더 큰 수익을 만들기 어렵다. 반면 해외 실적 비중은 아직 크진 않지만, 꾸준한 증가세로 해외시장, 특히 신흥국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의 당기순이익은 2조6062억 원으로 전년(2조7138억 원) 대비 1076억 원(4%) 감소했다. 전업카드사 8곳 중 △삼성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3곳만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카드시장은 성숙기에 진입해 성장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드결제 시장은 성숙화 됨에 따라 본업적으로 성장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카드사들은 해외 진출을 '블루오션'이라고 부르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해외법인 인수, 해외 정책 사업 수주 등으로 실적 개선에 힘쓰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카드사는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글로벌·신사업 성장 가속화를 위해 해외진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해외현지 법인의 경영관리 강화를 위해 글로벌사업본부를 그룹으로 격상했다. 국민카드는 지난 2018년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2020년 인도네시아, 2021년 태국 등에 순차적으로 진출하면서 해외 사업을 지속 확대해 왔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캄보디아의 현지 리스사인 '아이파이낸스리싱'을 인수해 리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국민카드 해외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총 254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모든 법인이 흑자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국민카드 캄보디아 할부금융사 102억 원 △인도네시아 법인 121억 원 △태국 법인 31억 원 등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2016년에 미얀마에 여신전문금융사인 '투투파이낸스'를 신설한 후 지난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여신전문금융사를 인수해 '우리파이낸스인도네시아'를 출범시켰다.
투투파이낸스는 현재 미얀마에서 지점이 32곳이 있으며, 고객 수는 13만 명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3억9000만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분기에는 당기순이익 7억 원을 달성했다.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는 인도네시아 전역에 72개의 영업망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말 기준 21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국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베트남(신한베트남파이낸스) △카자흐스탄(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 △인도네시아(신한인도파이낸스) △미얀마(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등 4곳에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카드 베트남 법인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17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카드사들의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카자흐스탄 법인 45억 원 △인도네시아 법인 32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으며 적자를 기록 중인 미얀마 법인은 9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영업환경을 재정비하고 신규 제휴채널 확대 등을 통해 외형 및 손익 성장을 이뤘다"며 "리스크 관리 고도화를 통해 전년대비 자산 건전성을 개선한 것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유일한 해외 법인인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지난해 적자 1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줄고, 4분기는 흑자전환햇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했던 취급고 회복 및 리스크 지표 개선, 비용 효율화 등으로 적자 폭이 개선됐다"며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지난해 4분기 당기 순이익으로는 흑자전환을 했고, 향후 검증된 심사 기준을 바탕으로 우량자산 위주로 자산을 확대해 나감에 따라 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나카드는 지난 2017년 5월 일본 현지법인 '하나카드페이먼트'를 설립했다. 일본 내 매입업무가 주요 사업이다. 다만 일본 현지 법령이 개정되면서 매입 업무 시 라이센스 취득이 필수가 됨에 따라 라이센스 취득 작업 중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발병되며 라이센스 취득 관련 일정들이 지연됐지만 현재도 라이센스 취득을 위해 관련 절차를 계속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BC카드는 다른 카드사들과 해외 사업 전략이 다르다. BC카드는 'SW공급 및 개발'을 주 사업 목적으로 해외 법인을 영위하고 있다. 예컨대 국내 고객이 해외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제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BC카드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몽골 등을 대상으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5월 말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해외 디지털 결제 사업 해외 파트너로 단독 선정됐다. 이 계약을 통해 BC카드는 2억8000만 인도네시아인들의 해외 QR결제 사업 파트너가 되고 우리 국민들의 인도네시아 현지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사가 됐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현재 별도의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두 카드사의 입장은 다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향후 해외법인 진출 검토"라고 말하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러나 현대카드는 국내 시장에 집중하면서 해외법인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국내 결제 시장 여건과 이자비용 증가로 카드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대로 해외법인 실적은 양호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현재 국내 카드사들이 영위하는 소액대출, 자동차할부금융, 리스에 대한 수요가 동남아 등 해외에서는 많이 조성된 상황"이라며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해 사업 다각화에 힘 써야한다"고 해외진출에 대해 호평가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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