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위기는 기회…달라진 회사 만들고 떠난다"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3-03-29 14:54:23

바이오시밀러 선두 유지하며 신약 회사로 자리매김
셀트리온 3사 합병은 올해 안에 마무리
미주 직판망 토대로 의약외품 시장도 진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글로벌 위기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고 빠른 의사 결정에는 오너의 힘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서정진 회장은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위기를 감지해 위험을 최소화시키고 그룹이 도약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돌아온 이상 그냥 나가지는 않을 것"이고 "그룹이 지닌 가치를 최대화해 달라진 회사를 만들고 떠나겠다"고 했다.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9일 온라인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경영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 영상 캡처]

서 회장은 올해 오리지널 신약을 포괄하는 사업구조 재편과 공격적 인수합병(M&A), 셀트리온 그룹의 합병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현장 영업 역량과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올해 20% 이상, 원격진료 플랫폼과 합병, 직판망, 인수합병 성과가 나오는 내년에는 '혁신적인 매출 신장을 이뤄내겠다"고 자신했다.

"저평가 기업 많아…M&A에도 유리"

서 회장은 가장 큰 기회를 기업들의 가치 하락으로 봤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기업 가치가 저평가된 곳들이 많아 인수합병(M&A)을 진행하기 좋다는 설명이다.

그는 "회사가 보유한 잉여 현금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을 진행한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대상 기업을 10여 개로 압축할 것"이라고 했다.

인수합병에 필요한 자금은 회사가 가진 현금과 현금성 채권, 서 회장이 보유한 개인 주식 스와핑으로 마련한다. 규모는 4조 원 이상 5조 원 이하다. 필요하면 미국 투자사들을 파트너로 영입, 투자 규모를 확대할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나 부채를 늘리지는 않을 방침이다. 서 회장은 "연구개발(R&D)이나 생산 시설을 확충할 때도 공동 개발 파트너를 찾거나 기술 수출 방식으로 진행한다"면서 "유상증자나 부채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그룹 합병, 이르면 올해 안에 마무리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셀트리온헬스케어 3사의 합병은 이르면 올해 안에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일찍부터 검토했던 사안이고 어느 정도 작업도 완료돼 있다"면서 "금융 시장이 안정화되면 마일스톤(이정표)을 제시하고 4개월 안에 합병을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2020년부터 합병을 추진해 왔지만 분식회계 논란으로 작업을 진전시키지 못했다. 분식회계 논란은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회계 처리 기준 위반에 대해 고의성이 없다는 판단을 받으면서 일단락됐다.

서 회장은 "금융감독원의 합병 관련 행정절차가 7월에 마무리되면 올 연말 합병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시밀러 선두기업 유지하며 신약회사 자리매김

사업구조 재편의 핵심은 오리지널 신약 사업의 추가다.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복제약) 선두기업을 유지하며 신약 회사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바이시밀러의 비중을 2030년에는 60%, 나머지 40%는 오리지널 신약 매출로 채운다는 구상이다.

서 회장은 "올해 10월 '램시마SC'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으면 바이오시밀러 전문 회사에서 신약 출시 회사로 거듭난다"면서 "2024년 이중항체 6개, 항암제 4개 등 10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AI(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도 보강한다. 연구 규모를 키우고 디지털 플랫폼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서 회장은 "신약 전문회사로 가기 위해서는 플랫폼이 중요하다"면서 "시대 변화에 맞춰 자체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직판망 확충하고 의약외품 시장 진출

직판망 확충도 중점 추진 사항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직판망을 정착시키고 이를 토대로 의약외품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다른 제약 회사들처럼 의약품과 의약외품을 모두 판매할 수 있도록 상품기획과 개발, 제조를 진행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직판망을 구축했고 브랜드 파워도 낮지 않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서회장은 미국내 바이오 공급망 확충 의지도 드러냈다. 미 정부가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 공급망 확충 의사를 밝힌 가운데 "협력 의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에 지으려던 3공장을 미국에 절반, 필요하면 한국에 절반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안에 미국 정부가 지침을 내놓으면 인센티브를 협의해서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주가는 실적으로 견인…총수가 직접 뛴다"

서 회장은 "주가는 실적으로 견인하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올리는 방안은 없다"면서 "회사와 주주가 공동 목표를 가지고 같이 뛰는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기일 때는 그룹 총수가 뛰는 게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오너는 전략을 디자인하고 영업 현장에 접목시키는 것"이라면서 "주주들께서는 효과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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