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인하 없다"면서도…경기침체 우려에 여지 남긴 파월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03-23 16:36:48
신용긴축이 경기침체 부채질 염려…파월 "통화정책 바뀔 수도"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인상 여파로 금융시스템이 불안정해지는 등 미국 경제에 경기침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그럼에도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아 쉽사리 긴축을 중단할 상황도 아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안에 금리인하는 없다"면서도 통화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연내 금리인하 관련 전망이 엇갈린다.
연준은 22일(현지시간)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4.75~5.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번에 이어 2회 연속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다.
당초 높은 물가와 강한 고용 때문에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예상됐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금융시스템이 불안정성이 불거지면서 인상폭이 축소된 것으로풀이된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실업률은 낮고 물가상승률은 높다"며 금리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또 "미국 금융시스템은 튼튼하다"면서도 "SVB 파산 등이 신용 긴축을 일으켜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관건은 연준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과 연내 금리인하 여부다. 이날 발표된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이 각자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치는 5.1%였다. 지금보다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하되 연내 금리인하는 없다는 전망이다.
파월 의장도 "연준의 기본 시나리오에 연내 금리인하는 없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둔화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내리긴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장 예상은 다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5월 연준 기준금리가 5.00~5.25%일 거란 예상이 61.2%, 6월은 4.75~5.00%일 거란 예상이 51.5%였다.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한 번 더 올리더라도 경기침체 우려가 커 6월에 바로 내릴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특히 연내 금리인하 예상은 97.7%에 달했다.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는 "미국의 경기침체는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준도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0.5%)보다 0.1%포인트 하향했다.
염려가 큰 부분은 SVB와 시그니처뱅크 파산이 불러일으킨, 미국 지역 은행에 대한 신뢰도 약화다. 소비자 불신은 '뱅크런'(대규모 은행 예금 인출)을 일으킬 수 있다. SVB를 쓰러뜨린 것도 뱅크런이었다.
또 지역 은행들이 뱅크런에 대비해 대출을 줄임으로써 신용 긴축을 일으킬 수 있다. 신용 긴축은 미국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이 높다.
파월 의장 역시 "SVB 파산 등이 가계와 기업의 신용을 긴축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현상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면밀히 분석하되 통화정책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기꺼이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연내 금리인하도 가능함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이 깊은 고민을 표하면서 전문가들 예상도 엇갈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준 최종 기준금리를 5.00~5.25%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5월 FOMC에서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린 뒤 내년 3월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연준 최종 기준금리를 5.00~5.25%, 연내 금리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인상으로 연준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2분기부터 미국 소비 축소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더 이상 올릴 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올해 4분기쯤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투자회사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도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진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투자회사 M&G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다이어 디렉터는 "연준이 올해 말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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