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플랫폼들, 업소 과실 취소 '나몰라라'…"배상 규정도 없어"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3-03-21 16:29:09
야놀자·여기어때, 보상서비스 운영하지만…일부 업체에만 그쳐
A(30대·여) 씨는 2021년 12월 29일 숙박플랫폼을 통해 2021년 12월31일, 2022년 1월1일 1박 2일 일정으로 펜션 숙박을 예약했다.
하지만 A 씨가 숙박 당일 펜션을 방문해보니 해당 펜션의 초과예약으로 이용할 수 없었다. 이에 A 씨는 플랫폼사업자와 숙박업자에게 문제를 제기했으나, 사업자들은 환불 또는 다음날로 이용을 연기하는 방법 이외에 별도의 추가 배상을 제시하지 않았다.
B(20대·여) 씨는 2022년 10월 11일 BTS 콘서트 관람을 위해 숙박플랫폼에서 2022년 10월14, 15일 일정으로 호텔을 예약했다.
결제 당일 숙박플랫폼 사업자와 호텔 측은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며 일방적으로 B 씨 예약을 취소시켰다. B 씨는 그에 대한 배상도 받지 못했다. B 씨는 "사업자 과실로 인한 취소면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지 않냐"며 분노를 토했다.
숙박예약 플랫폼들이 사업자 귀책사유로 인한 숙박 예약 취소에 대한 소비자 배상에 무관심해 문제시되고 있다. 아예 손해배상 규정조차 명시하지 않아 배상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네이버예약, 야놀자, 여기어때, 부킹닷컴, 아고다, 호텔스닷컴 등 국내·외 숙박 예약 플랫폼 6개사는 숙박업체의 귀책으로 인한 계약 해제 시 손해배상 책임에 대한 규정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은 "사업자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 취소 시 손해배상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소비자 피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최근 4년간(2019~2022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숙박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4732건이다. 그중 조사 대상 숙박플랫폼 6곳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총 2053건(43.4%)이었다.
특히 숙박 관련 피해 중 숙박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에 37.3%였으나 2022년에는 51.4%로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인해 숙박 계약이 취소되는 경우 취소 시점 등에 따라 소비자에게 계약금 환급 및 손해배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숙박플랫폼들은 소비자 배상에 무관심한 상태다.
그나마 국내 플랫폼인 야놀자·여기어때는 관련 보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해당 서비스에 동의한 숙박업체만 가능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야놀자는 숙박업소의 사정으로 예약이 취소되는 경우 숙박 대금 전액을 환급하고 결제액만큼의 포인트를 보상하는 서비스인 '야놀자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 조사결과, 야놀자케어에는 상위 노출 숙박업소 총 520개 중 6.5%에 해당하는 34개 업소만 가입돼 있다.
여기어때는 제휴 숙박업소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취소될 경우 '안심예약제'를 통해 기존에 예약한 숙소와 비슷한 숙소를 제안하거나 쿠폰 보상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제휴 숙박업소들이 안심예약제 동의를 해야 보상받을 수 있다.
숙박플랫폼들은 소비자원 지적에 대해 명확한 대응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네이버 측은 "추후 관련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만 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예약 취소 관련 손해배상은 제휴점의 고유 권한이라 우리가 간섭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부킹닷컴, 아고다, 호텔스닷컴 등은 "본사가 해외에 있어 당장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숙박플랫폼 사업자에게 사업자 귀책사유로 인해 숙박 계약이 취소되는 경우 손해배상 기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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