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물러가자 위기 찾아온 SK바이오사이언스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2-19 18:17:13
mRNA 등에서 기회 노리지만 성과는 미지수
코로나 사태 때 날아올랐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은 4657억 원으로 1년 전 9290억 원에 비해 50.8% 줄었다. 영업이익은 4742억 원에서 1150억 원으로 75.7%나 급감했다.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더욱 심각하다. 매출액은 69.8%, 영업이익은 96.9%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주가도 7만1700원(2월 17일 종가 기준)으로 최고가를 찍었던 2021년 8월의 36만2천 원에 비해 5분의1 토막이 났다.
일부 증권사, 사실상 매도 의미하는 중립 의견 제시
올해 전망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증권사들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도 매출은 58.2%, 영업이익은 66.2%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도 8만2000원에서 7만 원으로 낮췄다. 또 삼성증권은 8만 원에서 6만 원으로 NH투자증권은 8만 원에서 6만8000원으로 하햘 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해 목표가를 9만4000원에서 8만 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매도 의견이 드문 국내 증권사 관행을 감안하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춘 것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보는 게 현실이다.
코로나 몰빵 전략, 엔데믹으로 역풍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것은 코로나 사태가 엔데믹으로 전환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사태가 팬데믹으로 치닫던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주요 제품인 독감 백신 생산을 중단하고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등의 코로나 백신 위탁 생산에 집중했다. 물론 이러한 전략으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코로나 몰빵 경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방역완화 정책으로 선회하자 코로나 백신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자연스럽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 백신 위탁 생산 물량도 계약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악재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도 계륵 같은 존재가 됐다. 코로나 백신의 수요가 줄어든 데다 글로벌 거대업체들이 2기 개량 백신을 출시하면서 재고를 떠안게 된 것이다. 결국 스카이코비원 생산을 중단했지만, 재고 손실 처리는 올해도 실적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빼앗긴 독감백 신 시장 찾아오겠다지만
이렇게 되자 코로나 몰빵 전략으로 생산을 중단했던 독감 백신 시장이 아쉬울 수밖에 없게 됐다. 2020년 국내 독감 백신 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는 시장점유율 29%로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 백신에 집중하면서 2021년부터 스카이셀플루의 생산을 중단했다. 그러자 그 빈틈을 경쟁사인 GC녹십자가 차지했다.
GC녹십자의 독감 백신의 생산 실적은 2020년 829억 원에서 2021년에는 1527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정부 발주 독감 백신 물량 대부분을 GC녹십자가 가져갔다. 제약업계는 지난해 정부가 발주한 독감 백신 물량 280만 도스 가운데 63%를 GC녹십자가 차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사 백신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시장 탈환을 자신하고 있지만 이미 빼앗긴 시장을 되찾아오는 것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GC녹십자도 생산 효율화를 외치며 빼앗은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mRNA와 세포유전자치료제에서 신사업 모색
물론 SK바이오사이언스 입장에서 어느 정도 독감 백신 시장을 회복할 수 있겠지만 설사 1위를 탈환해도 코로나 사태 때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독감 백신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던 2020년에도 독감 백신 생산 규모는 1646억 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 사태 때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성장을 이끌 새로운 사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중장기적으로 mRNA 기술과 세포유전자치료제의 CDMO, 위탁개발생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 송도에 3275억 원을 투자해 '글로벌 연구 및 공정개발(R&PD)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 mRNA 기술 획득을 위해 기존 업체를 인수 합병(M&A)하기 위해 대상 기업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나 M&A는 지금 그 어느때보다 타이밍과 혜안이 필요하다.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코로나에 몰빵했던 실책이 재연된다면 이번에는 성장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 경쟁력마저 위태롭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지금 SK바이오사이언스는 꿩(코로나 백신)도 놓치고 매(독감 백신)도 잃은 형국이기 때문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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