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검찰에 입 열기 시작한 이유?

탐사보도부

tamsa@kpinews.kr | 2023-02-16 14:44:29

지주사 격 '광림' 거래정지에 충격…계열사 연쇄 상폐 우려
대북 불법 송금, UN 대북제재 위반…여적죄 적용도 부담
개인회사 대주주 이름 올린 내연녀 처벌에 심적 압박
金 입열자 새 '사실' 쏙쏙…檢, '300만달러' 수령증 확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대북 사업을 위해 북한에 800만 달러를 불법 송금한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3일 뇌물공여·외국환거래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자본시장법 위반·증거인멸 교사·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검찰이 파악하지 못한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털어놓는 등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경기도를 대신해 쌍방울이 북측에 스마트팜 사업비를 지원한 불법 송금 방식과 횟수 등의 범죄 사실이 굉장히 소상한데, 이중 상당수가 김 전 회장 입을 통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김 전 회장이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금 500만 달러와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대납하는 등 총 800만 달러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적시한 바 있다. 검찰은 '300만 달러 수령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김 전 회장으로부터 이 대표와 최소 4차례 통화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당초 김 전 회장에 대해 "나와 쌍방울의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인터뷰에선 "누군가 술자리에서 전화를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재무담당이자 매제 김모 씨 국내로 불러 "적극 해명하라"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지만 송환거부 의사를 밝혀오던 전 쌍방울그룹 재무담당 이사 김모 씨를 김 전 회장이 급거 국내로 불러들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11일 구속된 김 씨는 김 전 회장의 매제로 쌍방울그룹 계열사 간 자금 거래 내역을 잘 아는 인물이다.

쌍방울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16일 UPI뉴스에 "자칫 그룹 전체가 공중 분해되는 등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김 전 회장은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되, 그룹에는 불똥이 튀지 않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쌍방울그룹 경영엔 최근 비상등이 켜졌다. 그룹 핵심계열사는 특장차 제작업체인 '광림'이다. 김 전 회장이 실질적 소유주인 '칼라스홀딩스'가 광림 대주주다.

광림 아래에 계열사 SBW생명과학, 쌍방울, 미래산업, 비비안 등이 있다. 그 아래 디모아, 제이준코스메틱, 아이오케이컴퍼니 등이 손자회사로 있다. 아이오케이컴퍼니가 또다시 광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순환출자구조다.

▲ 수십억 상당의 달러 밀반출 혐의로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모습. [뉴시스]

광림 주식은 지난 10일 거래 정지를 당했다. 앞서 9일 광림은 "임원 김모 씨에 대한 특경법상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 전 임원 양모 씨에 대한 배임 혐의에 대해 공소가 제기됐다"고 공시한 바 있다.

그러자 이튿날 코스닥시장본부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와 관련하여 동 사유 발생일로부터 15일, 오는 3월 3일 이내에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주권매매 거래정지 결정을 내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재판 과정에서 계열사 자금이 불법적으로 동원됐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각 회계법인들이 감사의견 거절을 내릴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말부터 쌍방울그룹은 순환출자구조를 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형법 제93조 여적죄, 최고 사형까지 언도 가능

대북 불법 송금이 사실로 확인되면 김 전 회장과 쌍방울그룹의 위법은 국제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김 전 회장이 북한에 돈을 건넨 2018, 2019년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를 결의한 시점이다. 제재 결의 위반에 따른 처벌이 불가피하다.

쌍방울그룹은 여권 일각에서 거론된 '여적죄(與敵罪)' 적용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적죄는 '적국과 합세하여 대한민국에 항적한 자'를 '사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 형법 제93조다. 법 제정 이후 처벌 받는 사례는 전무하다.

쌍방울의 대북 송금을 이적 행위로 봐야하는지를 놓고 적용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큰 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 전 회장의 개인 회사나 다름없는 '착한이인베스트'가 수사 대상에 오른 점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2021년도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 회사 지분의 40%를, 나머지 주주 4명은 15%씩 갖고 있다. 이 중 한 명인 A 씨는 김 전 회장과 내연 관계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회사 임원과 짜고 2019년 1월~2021년 2월 이 회사에서 총 39회에 걸쳐 194억9600여만 원을 빼돌렸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나머지 주주에게로 번질 수 있다. A 씨도 자유롭지 못하다.

김 전 회장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김 전 회장은 아들이 싱가포르에서 유학 생활을 하는 상황에서 자신은 물론 A 씨까지 처벌될 것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말 해외로 도피한 김 전 회장이 향한 곳은 싱가포르였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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