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광고'로 제 발목 잡은 바디프랜드…업계 '타산지석' 되나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2-16 11:23:55

'허위광고' 혐의 재판, 2심도 1심과 같은 형량
세라젬에 업계 1위 뺏겨…집단소송 가능성도
브랜드 이미지 타격으로 1위 탈환 요원할 듯

안마의자가 청소년의 키 성장과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거짓 광고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바디프랜드가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형량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2부는 지난 10일 바디프랜드 법인에 대해 벌금 3000만 원, 박상현 전 대표이사에게는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해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이 사건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디프랜드는 당시 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를 출시하면서 키 성장과 인지 기능 향상에 효능이 있다고 광고했다. 키도 크고 공부도 잘 할 수 있다고 홍보했던 것이다. 

이 광고가 빌미가 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공정위는 키 성장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실증이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학습향상과 관련해 제출한 논문도 그 기초가 된 임상시험이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으로 윤리 위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2020년 7월 바디프랜드를 허위 광고 혐의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22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면서 재판에 넘겨지게 된 것이다.

▲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바디프랜드 제공]

허위 광고 확정되면 소비자 집단소송 가능성 대두 

우스갯소리지만 장사치가 밑지고 판다는 말은 3대 거짓말 중에 하나라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물건을 파는 사람이 다소 과장되게 말하는 것은 관용적인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기업이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게 되면서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한 규제는 엄격해지고 있다. 

또 소비자들도 허위 광고에 대해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미국 얘기긴 하지만 작년 말 미국의 대표적 식품기업인 크래프트 하인즈를 상대로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이 화제가 됐다. 크래프트 하인즈가 간편식인 '벨비타 셀스앤치즈'라는 제품을 팔면서 준비 시간이 3분 30초라고 광고를 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3분 30초는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는 시간일 뿐 포장을 벗기고 물을 부어 내용물을 섞는 데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500만 달러, 600억 원이 넘는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우리의 소비자 문화나 사법체계가 미국과 달라 집단소송이 쉽지는 않지만 바디프랜드의 광고가 과장을 넘어 허위 광고라고 법원이 판단한 만큼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바디프랜드, 2년 연속 헬스케어 1위 자리 세라젬에 빼앗겨

허위 광고를 계기로 10년 넘게 지켜오다가 2021년 세라젬에 빼앗긴 헬스케어 1위 자리를 바디프랜드가 영영 탈환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2021년에 매출 5931억 원, 영업이익 685억 원을 기록했다. 세라젬은 같은 해 매출 6670억 원, 영업이익 924억 원을 기록하며 헬스케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추세는 2022년에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바디프랜드는 3분기까지 매출이 42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고 4분기 실적을 더해도 6000억 원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비해 세라젬은 2022년 연간 매출이 사상 최대인 7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여 2년 연속 헬스케어 1위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제품,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

바디프랜드는 자신들은 안마의자가 주 사업이고 세라젬은 의료기기가 주력이어서 서로 비교가 불가하다면서 애써 1위를 고수하고 있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그러나 세라젬도 안마의자를 출시했고 바디프랜드도 마사지 침대를 내놨기 때문에 서로의 사업 영역이 다르지 않다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문제는 안마의자가 됐건 마사지 침대가 됐건 헬스케어 제품에서는 브랜드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시장 선점 효과가 크다. 그래서 바디프랜드도 BTS나 비·김태희 부부처럼 유명하고 비싼 광고모델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허위 광고가 2심에서도 유죄로 판결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이고 헬스케어 선발주자라는 선점 효과도 크게 손상된 것이다. 

물건을 파는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의 좋은 면을 강조하고 가능하면 부풀려 전달하고 싶은 욕망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선을 넘어 허위 광고로 이어지면 하루아침에 기업의 평판이 추락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바디프랜드의 허위 광고는 1위 업체의 추락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오랫동안 광고업계의 학습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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