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30대 탈북 여성 K의 7년 전쟁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 2023-02-14 16:50:59
탈북 이끈 지배인 허강일 폭행 등 혐의로 고소
2021년 1심 재판부 허강일에게 징역 1년 선고
허 씨는 이미 미국 건너가 북한인권운동가 행세
K "성매매 내몬 허강일, 인생 걸고 죗값 묻겠다"
30대 여성 K는 탈북민이다. 2016년 4월7일 한국에 왔다. 중국 닝보의 '류경식당'에서 함께 일하던 12명과 함께였다. 1명은 식당 지배인 허강일(43·탈북 이후 강평일로 개명), 11명은 동료 여종업원들이었다.
4·13총선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총선에 영향을 주려는 공작 아니냐, '기획탈북' 논란이 뜨거웠다. 그러잖아도 허 씨는 밀정이었다. 중국서 국정원 스파이로 암약중이었다고 훗날 스스로 밝혔다.
그들이 온지 7년이 다 됐다. 자유로운 이 땅에서 K는 아직 편치 않다. '기획탈북' 논란 때문이 아니다. 지난 7년, K는 전쟁을 치렀다. 자신을 한국으로 이끈 허 씨와의 전쟁이었다. K는 2018년6월 허 씨를 감금, 폭행, 상해, 강제추행 등 혐의로 고소했다.
승자는 K였다. 3년 지나 2021년6월18일 허 씨에게 징역1년 실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허탈한 판결이었다. 허 씨는 이미 떠난 뒤였다. 허 씨는 2019년3월 미국 시카고로 건너가 망명 허가를 받고 그곳에서 '북한을 바꾸다'(Change North Korea)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허 씨의 형 시효는 정지됐다. 언젠가 징역을 살아야 할 처지다. K는 "인생을 걸고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벼른다. 그만큼 원한이 사무치다는 얘기다.
허 씨의 폭행은 빈번했다. 한국에 와서도 이어졌다. 탈북 전이나 후나 허 씨는 여종업원들을 지배하려 했다. K의 진술 조서를 보면 2018년6월 허 씨가 여자 생활관 K의 방을 찾아와 "너는 왜 내말을 안듣느냐"고 따진다. 이에 K가 "이제 한국에 들어왔으니까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라"고 하자 방에 있던 양철 분유통을 던졌다. K는 "피가 많이 났다. 머리에 철심을 여섯바늘이나 심었다"고 했다.
폭행만이 아니다. 증거불충분으로 기각됐지만 K는 성추행 피해도 주장한다. 성매매 요구를 거부했다가 폭행당한 일도 있다고 했다. 허락없는 외출을 이유로 폭행한 뒤 "보위부에 신고하지 않을 테니 성매매를 하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K는 실제 상당수 여종업원들이 허 씨의 강요로 성매매, 성상납에 내몰렸다고 했다.
피해자들이 입다물고 있어 구체적 사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탈북민 홍강철 유튜브 방송에서 의미심장한 댓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보요원이 식당종업원중에 이○○이라는 여성이 마음에 든다고 허강일에게 잠자리를 주선하라고 강박해서 허강일이 거절하는 여종업원에게 강제로 약을 먹이고 잠자리를 들이민 것으로 알고 있어요. 허강일은 그 과정을 몰카해가지고 그것으로 그 종업원을 협박해서 자기의 노리개로 만들었고 그런 성매매를 자주 강요했다고 해요."
댓글을 단 이는 "탈북종업원들의 인권은 바퀴벌레만큼도 여기지 않던 허강일이 미국에서 북한인권운동가인양 허세를 떨고 또 이런 성범죄자를 후원까지 해주는 개인,단체까지 있다는 게 참…"이라며 개탄했다.
K는 "현재 허강일과 동거하는 J도 동영상 몰카 협박으로 끌려간 것"이라며 "J를 허강일의 마수에서 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허 씨가 저지른 범죄는 '북한판 n번방'사건으로, 허 씨를 감옥에 집어넣는 것이 J를 구하는 길이기도 하다는 게 K의 주장이다.
허 씨가 죗값을 치르러 제발로 들어올 일은 없을 듯하다. 허 씨는 1심 판결 이후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로 2년 일하다 신분이 노출돼 한국에 왔다. 문재인 정부가 훈장은 못줄망정 나를 범죄자로 몰아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항소하고 싶지만 문재인 정부 법원을 믿을 수 없다. 정권이 바뀌면 항소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정권 바뀐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허 씨의 항소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가까이 있을 때 여종업원 인권은 짓밟더니 먼 미국땅에서 북한을 바꾸겠다며 북한인권을 외치는 모순만 시전중이다.
K는 관계당국에 허 씨 체포·압송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1년반이 지나도록 감감소식이다. 당국은 "시카고에 산다는 것만으로 어떻게 잡느냐"고 한단다. 이럴 땐 정작 범죄인 인도조약은 무용지물인가. 허강일, 못 잡는 건가 안 잡는 건가.
KPI뉴스 / 류순열 편집인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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