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돈잔치 안돼" 비판에…은행, 고위 임원 성과급 줄일까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02-14 16:32:45
"직원 성과급·퇴직금은 이미 지급…물릴 수 없어"
비판 여론 외면시 은행 '특권적 지위' 문제될 수도
尹, 대책 마련 지시…이복현 "국민적 공감대"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돈잔치는 안된다"고 비판하면서 은행들이 고위 임원 성과급을 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 돈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금융위원회에 지시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은행이 뿌린 거액의 성과급과 특별퇴직금 등에 대해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은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300~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또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 떠나는 직원 수천 명에게 1인당 평균 3억~4억 원의 특별퇴직금을 줬다. 법정퇴직금까지 더해 1인당 평균 퇴직금은 총 6억~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익을 많이 낸 기업이 풍성한 성과급을 배분하는 일이 잘못된 건 아니다. 그러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적했듯 은행은 일반 기업과 똑같이 하면 '특권적 지위'가 문제시된다. 정부는 은행 면허를 통제해 과점 형태를 만들어준다.
윤 대통령도 이 부분을 꼬집은 것으로 여겨지는데 다른 해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배당 자제를 권했는데,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소각이란 '꼼수'를 쓰니 불쾌함을 표시한 것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대통령이 지적하고 여론도 따가우니 은행은 '성의'를 보이지 않을 수 없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이미 지급한 직원 성과급이나 퇴직금을 되돌릴 순 없다"며 "대신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 임원 성과급을 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당국도 고위 임원 성과급에 매서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6일 과점 형태로 영업이익을 얻는 은행의 특권적 지위를 강조하며 "어려운 시기 일부 고위 임원이 고액 성과급을 수령하는 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은행지주사나 은행 CEO 등 고위 임원 보수는 대개 '급여+상여+성과연동주식'으로 구성된다. 급여는 매달 지급되는 월급이고 성과에 따라 상여가 나온다.
별도로 장기 성과를 평가해 성과연동주식을 지급한다. 우선 그 해 성과에 따른 성과연동주식을 미리 책정해둔 뒤 대개 2, 3년 간의 성과를 총괄 평가해 최종 지급 주식 수를 확정한다.
일례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급여 4억5000만 원, 상여 2억 원 등 총 6억50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별도로 단기성과급 이연분 1만1283주와 장기성과급 이연분 1만8756주도 받았다. 과거 성과연동주식으로 책정된 주식들인데, 최종 평가를 통해 지급 주식 수가 확정된 것이다.
또 장기 성과연동주식으로 2만2712주를 부여받았다. 2020~2023년 성과에 따라 최종 지급 주식 수가 확정될 예정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같은 기간 보수 5억7000만 원(급여 2억3200만 원·상여 3억3800만 원)을 받았다. 그 외 장기 성과연동주식 7981주를 부여받았다. 실제 지급 주식 수는 2022~2024년 성과 평가를 통해 확정된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작년 상반기까지 받은 보수는 총 7억7400만 원(급여 4억2500만 원·상여 3억4900만 원)이다. 별도로 부여받은 장기 성과연동주식 3만595주는 2022~2025년 성과 평가에 따라 최종 지급 주식 수가 확정된다.
신한지주는 등기임원 2명에게 총 4억25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조용병 전 신한지주 회장 외 또 다른 등기임원은 진옥동 현 신한지주 회장 내정자(당시 신한은행장)다. 진 내정자가 신한은행 외 신한지주에서 따로 보수를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조 전 회장 보수는 4억2500만 원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이 은행지주사 등기임원을 겸할 경우 지주사에서 보수를 따로 받지는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CEO 등 고위 임원의 작년 연간 총 보수는 상반기까지 지급했다고 공시된 금액의 2배가 넘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정부와 여론의 시선이 모두 따가우니 손을 대긴 댈 것"이라며 "당초보다 상여를 줄일 듯 하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상여를 깎는 대신 장기 성과연동주식 수를 늘려 보수총액은 엇비슷한 수준으로 맞출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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