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 선임, 공개경쟁으로 다시 추진…"투명성 확보에 집중"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3-02-09 16:46:16

구현모 사장, 후보 권리 포기하고 다시 경쟁
10일부터 후보 공개 모집…3월 주총 공고 전 후보 확정
공정성·투명성 확보와 후보 자질 검증 위한 조치

KT가 공개 경쟁 방식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다시 밟기로 했다. 심사 절차와 단계별 심사결과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KT 사내 이사진은 후보 선임 과정에 불참한다는 원칙이다.

구현모 사장은 차기 대표 후보 권리를 포기하고 다시 경쟁에 나선다.

▲ 2023년 KT그룹 신년식에서 신년사 하는 구현모 대표. [KT 제공]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구현모 사장에 대한 차기 대표이사 후보 확정을 전면 백지화하고 공개 경쟁 방식의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재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대표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후보들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조치다.

국민연금을 비롯, 정치권까지 나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스튜어드십 코드(투명 경영을 위한 자율지침) 강화를 주장하는 데 따른 대응이기도 하다.

10일부터 KT 차기 대표 후보 공개 모집

KT 지배구조위원회는 10일부터 20일 13시까지 공개 모집을 통해 사외 후보자군을 구성할 예정이다.

지원자격은 정관에 따라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과 경력이 풍부하고 △기업경영을 통한 성공 경험이 있으며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사람이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경제·경영, 리더십, 제휴·투자, 법률, 미래산업 분야 등의 업계 전문가들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인선자문단은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 후보 요건을 고려하고 후보자들의 다양한 정보를 참고해 후보자 검증 및 압축에 들어갈 예정.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이사회가 정한 심사기준에 따라 후보 면접을 진행하되 국내외 주주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제시한 'KT 대표이사상(像)'에 대한 의견도 반영하기로 했다.

심사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진행한다. KT 사내이사진은 대표이사 후보 심사 과정에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다. 사외 지원자와 사내 후보자 명단, 인선자문단 구성, 위원회와 이사회 회의 결과 등 대표이사 후보 심사 절차와 결과도 공개한다.

KT는 대표이사 최종 후보 선임을 정기 주주총회 2주 전인 3월 중순 이전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로 후보 선정 명분 확보

KT가 구현모 대표에 대한 후보 확정을 철회한 데는 '선임 절차가 투명하지 못했다'는 외부의 지적이 거셌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언급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작동"을 요구했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절차상 문제를 들어 구 대표의 후보 확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발도 이어졌다.

KT는 후보자 명단을 공개하고 사외 이사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하면 대표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나 비판을 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공개로 속성 진행한 후보 선정 작업도 이번 기회에 바로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구 대표 역시 공개 경쟁을 거쳐 최종 후보로 확정되면 '셀프 연임' 등의 비판을 떨어내고 타당한 명분과 정당성을 얻는다.

대표 재공모는 최적의 후보 찾는 검증 절차

KT의 대표이사 재공모는 후보 검증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였다. 구 대표를 포함, KT 내외부 추천 인사들을 모두 심사해 최적의 후보를 찾기 위해서다.

KT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라 할 '낙하산 CEO'를 사전에 검증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정치권이 통신을 잘 모르거나 KT 정서와 동떨어진 인사를 CEO로 투입할 경우에 대비, 후보의 자질을 미리 심사하겠다는 구상이다.

KT 내부에서는 정치권이 구 대표에 대해 '지적만 할 뿐 적절한 후보를 제시하지 못한 점'을 경계해 왔다. 별다른 대안 없이 구 대표가 물러나면 자칫 낙하산 CEO가 들어와 '과거의 폐해'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지난 2013년과 2020년 KT 이석채 회장과 황창규 회장의 불명예 퇴진은 KT에 큰 상처를 남겼다. 조직이 흔들렸고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외풍이 거센 현재도 KT는 어려움이 많다. 내부적으론 지난 연말 예정이었던 조직개편과 인사가 무기한 보류됐고 외부에선 경영 불안정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크다.

KT로선 합리적 원칙에 따라 적절한 대표를 뽑는 것이 현재로선 최우선 과제다.

KT 이사회는 "현재까지의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도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운영했다"면서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을 보다 강화해 대표이사 후보 선임 과정을 정기 주주총회 소집 공고 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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